▲ 김영순 (인하대 사회교육학과 교수)
[경인일보=]요즘 각 대학 입학처에서는 2011학년도 대입 모집요강을 확정해 발표하였다. 주목할 것은 지난해에 비해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많이 늘었다는 점이다. '입학사정관제'란 대학이 학생의 성적, 개인 환경, 잠재력 및 소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먼저 이 제도는 대학이 주체가 되어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학교의 특성이나 설립 목적에 맞는 학생 선발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성적 위주의 선발 방식을 지양하기 때문에 보다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학생 측면에서는 적성과 소질 위주로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하는 폭이 늘어나게 된다. 이밖에도 소외 계층 학생의 대학 진학 기회가 확대되고, 명문대 입학 선호에 따른 과열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입학사정관제도의 장점은 학교 특성에 맞는 다양한 학생 활동이 활성화되어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며 나아가 사교육이 지양되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기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 대학 측에는 평가기준의 객관화와 공정화 등이 요구되며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지원할 학과의 전공에 적합한 창의성을 배양해야 할 과제가 주어진다. 아울러 우리 학부모들에게는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경감될 것이다. 혹자는 입학사정관제도가 사교육을 넉넉하게 받을 수 있는 소위 '있는 자식'들에게 대학 가기 유리한 제도라고 본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적 장치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발표가 되었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창의·인성교육 혁신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부에 의하면 2011년부터 교과별 학습내용을 20% 이상 감축하고, 교과 학습에서는 창의·인성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비교과에서 초·중학교는 주당 3시간, 고교는 주당 4시간 실시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4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각 영역별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학생, 학급, 학년, 학교 및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게 학교에서 선택하여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다. 초등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학생의 기초생활습관 형성, 공동체 의식의 함양, 개성과 소질의 발현에 중점을 둔다. 중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의 확립, 자신의 진로에 대한 탐구, 자아의 발견과 확립에 중점을 둔다. 고등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학습자의 다양한 욕구를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진로를 선택하여 자아실현에 힘쓰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런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을 학교 현장에 착근시키기 위해서 교육부는 2010년 8월말까지 창의적 체험활동에 활용 가능한 지역의 모든 자원을 체계적으로 수록하여 종합적으로 DB화하고 포털기능을 수행하는 창의체험자원지도(CRM)를 작성·보급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일선 학교가 창의적 체험활동의 실질적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장비 및 시설, 인적자원 및 자연자원 등을 학교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기부 운동이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 과정과 결과들이 입학사정관제에 반영된다면 분명 한국의 공교육은 희망적일 수밖에 없다. 어떤 새로운 제도에는 찬반의 시끄러움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창의인성 교육과정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들리는등 뜨거운 화제임은 분명하다. 늘 교육은 희망을 약속하고 이상을 말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분명히 학생과 학부모들이 행복하고 교사와 학교가 행복한 이상적인 제도이다. 이 이상을 위해서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활발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이제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은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분명 의무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