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어있는 목함지뢰 정밀탐색 3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 월선포 일대 해안가에서 해병대 청룡부대원들이 유실 목함지뢰 정밀탐색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김범준기자 bjk@kyeongin.com

[경인일보=김종호·임승재기자]"답답합니다."

3일 오후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민머루해수욕장. 이곳에서 작은 슈퍼를 운영하는 박모(42)씨는 엊그제까지만 해도 600여대의 차량으로 넘쳐나던 해수욕장에 30여대의 차량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구제역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않아 또다른 복병인 지뢰가 주민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올 여름 장사는 시작과 동시에 끝났다"며 먼바다만 바라보았다.

민박집을 운영하는 노모(52)씨도 "해수욕장 주변의 주민들은 여름 한 철 벌어 겨울을 지내야하는 처지"라며 "왜 하필이면 본격적인 피서철 시작과 함께 지뢰가 출몰하는지 답답한 마음을 털어 놓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구제역에 이어 목함지뢰 여파로 강화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구제역 파동과 맞물려 강화를 찾은 관광객은 6월말 기준 56만3천4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만678명에 비해 34.5% 감소한 상태. 그나마 여름철 특수를 기대했던 주민들은 최근 목함지뢰 발견으로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넋을 잃고 말았다.

이날 민머루해수욕장을 비롯 화도면 후포항, 횟집들이 몰려있는 내가면 외포항 등 강화도의 해변가 인근에는 폭풍이 한차례 지나간듯 황량한 기운마저 맴돌았다.

외포항에서 삼산면과 서도면 해수욕장을 연결하는 선박을 운항중인 삼보해운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만 해도 수백대의 차량이 밀려들어 북새통을 이루었던 주차장이 언제 그랬냐는듯이 달라지고 있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이대로 가다가 직원 감축설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서도면 대빈창 해수욕장 인근에 사는 주민 김모(46)씨는 "요즘은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차이가 덜한 조금을 맞고 있어 위험이 덜한 시기인 만큼, 당국이 융통성있는 통제로 지역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광객 감소로 인한 주민들의 어려움은 강화도 뿐만이 아니다. 백령도 등 서해 5도 주민들도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관광객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생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백령도와 대청도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백령도에서 숙박업을 하는 이모씨는 "매년 이맘때면 방 예약이 다 끝났는데 올해는 놀고 있는 방이 절반이나 된다"며 "여름 성수기가 그냥 지나가다시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백령도 등 서해 5도 근해에서 진행될 우리 군의 해상사격 훈련에 대해 물리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씨는 "남북 관계가 좋지않아 주민들 근심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관광객 감소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