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한국전쟁 당시 이뤄진 황해도민의 인천 정착이 비자발적 이주였다면, 충남·전라도 출신은 자발적 이주였다.
충남 출신의 이주는 박정희 정권의 경제발전 계획속에서 이뤄졌고, 전라도 출신은 1980년대 인천의 '제조업 호황기'에 진행됐다.
인천 황해도민은 상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월남한 뒤 생선을 시장에 팔면서 장사를 시작했다. 동구 배다리 중앙시장에서 미군부대 군복을 수선하는 노점을 시작한 게 지금의 '한복상가'가 됐다. 한국전쟁 전부터 있었던 배다리 중앙시장은 휴전 이후 황해도 월남민들이 장악했다. 당시 중앙시장 운영권을 쥐고 있던 이는 황해도 장연군 출신이었다고 한다. 1960년대까지 동구와 중구에 거주하던 황해도민은 1970년대부터 남구 주안동·용현동, 부평구 부평동으로 이동한다. 황해도 출신 가운데는 옹진군 출신이 절반 이상이고 연백군, 장연군, 벽성군 순으로 많다. 이 4개 군 출신이 전체 황해도민의 80% 이상이다.
충남에서 인천으로 이주한 이들 중에서는 바다와 가까운 당진군·서산시·태안군 출신이 주류를 이룬다.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인천에 크고 작은 공장이 많이 생겼고, 농·어촌을 벗어나 도시에서 취업의 기회를 찾으려는 이들이 많았다. 충남에서 바다와 멀리 떨어진 내륙지역인 공주시·논산시·금산군·연기군·대전시·천안시 출신은 해로가 아닌 육로를 이용해 인천에 들어왔다. 이 때문에 계양구 효성동과 부평구 산곡동에 정착한 이들이 다수였다. 1980년대 효성동과 산곡동에 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충남의 내륙지역 출신이 이곳에 대거 유입했다. 이밖에 서천군 출신은 부평구 청천동에, 예산군은 남구 주안동에 집중돼 있다.
1984년 정부가 수도권 중소기업을 수용하기 위해 남동산업단지 등을 조성하면서 전라도 출신의 인천 이주가 본격화됐다. 공업단지와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거주지가 형성됐다. 광주 출신이 한 곳에 모여 사는 경향이 적은 반면, 전남 출신은 부평구와 계양구 등에 밀집해 거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전라도 출신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행정동은 부평구 청천1동이다. 60대 이상의 전라도 출신이 많은 곳은 서구 가좌1동이다. 가좌1동에는 가구공장이 집적돼 있는데, 이곳 공장에서 일하거나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전라도 출신이 많았다. 40~50대 전라도 출신 여성들은 부평구 부개2·3동 다세대주택가다. 부평시장 상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인천 외주인 정착 분석
황해 출신, 전쟁 떠밀려 '비자발적'… 충남·전라 출신, 경제부흥 좇아 '자발적'
입력 2010-08-0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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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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