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진오기자]동구 배다리 일대가 인천의 새로운 '도시 재창조 모델'로 떠올랐다.

인천시는 배다리 지역을 도시재정비 사업지구에서 빼내는 대신 '역사문화마을'로 만들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시가 이번에 마련한 '역사문화마을 만들기 사업'의 대상 지역은 동구 금창동 16 일원과 창영동 23 일원 등 총 12만㎡이다.

이곳은 동인천 재정비 사업지구에 포함돼 있었지만,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곳을 헐지 말고 역사문화마을로 지정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시가 주민과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받아들인 셈이다. 시는 그러나 이 지역을 기존 방식대로 개발해 달라는 일부 주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시는 앞으로 배다리 지역을 동인천역 재정비촉진사업지구에서 제척시키는 안건을 도시재정비위원회에 올려 풀기로 했으며, 이곳을 '역사문화지역'으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시는 배다리 일대가 품고 있는 다양한 근대 유산과 그 이야기를 밀어내는 대신, 배다리가 갖고 있는 공간적 특성을 제대로 살려내는 방식의 도시개발을 시도하기로 한 것이다. '근대 역사문화 창조도시'로 가꾸어 나가겠다는 얘기다.

배다리 일대에는 인천 최초의 공립보통학교인 창영초등학교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초등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영화학당의 후신인 영화초등학교, 19세기말 미국 감리교회 파견 선교사들의 합숙소인 인천기독교사회복지관 등이 그대로 유지돼 있다. 또 인천 근대산업의 기수였던 성냥공장의 터와 양조장 집이 남아 있다. 헌책방 골목도 여전히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배다리 지역을 인천의 근대 역사가 살아있는 새로운 도시 재창조의 모델로 개발하기로 했다"면서 "배다리 사업 방식의 변화는 대단위 개발 위주의 시정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