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베이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엘린 노르데그린과 이혼을 발표한 타이거 우즈가 앞으로 어떤 성적을 낼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즈는 지난해 11월 플로리다주 올랜도 자택 부근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낸 이후 성 추문이 불거지며 좀처럼 '골프 황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승이 한 차례도 없는 것은 물론 이달 초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18오버파 298타라는 사상 최악의 기록을 냈다.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4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무기한 골프 중단을 선언했다가 4월 마스터스 대회를 통해 복귀했던 우즈가 시즌 내내 부진한 성적에 그친 것은 역시 성 추문이 불거지며 훈련에 전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이날 "우즈 부부가 이혼 서류에 서명한 것은 7월 첫 주말이었다"며 "이때 AT&T 내셔널에 출전했던 우즈는 11년 만에 4라운드 내내 한 번도 언더파 점수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통신은 또 "우즈가 브리티시오픈 출전을 위해 영국으로 떠나기 전날이었던 7월10일에는 4시간짜리 부모 교육 및 가정 안정에 관한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도 전했다. 

   당시 우즈는 7월6일 아일랜드에서 자선 경기에 참가한 뒤 계속 영국이나 아일랜드에 머물지 않고 굳이 미국에 갔다가 다시 대회가 열린 스코틀랜드로 돌아왔고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공동 23위에 그쳤다. 

   우즈가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우즈는 노르데그린과 두 아이를 공동 양육하기로 했기 때문에 여전히 가정에 신경 쓸 일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불안한 상태로 유지되던 결혼 생활을 마치면서 훨씬 골프에 전념할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되는 의견도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마이클 뱀버거 기자는 "마스터스 이후 우즈의 골프는 계속 나빠지기만 했다. 완벽주의자인 우즈가 결혼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흔히 '정신력의 경기(Mental Game)'로 불리는 골프라는 종목의 특성상 이혼을 공식 발표한 우즈의 경기력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번 이혼을 계기로 우즈 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제이 싱(피지)의 멘털 코치를 지냈던 조 패런트는 "우즈가 얼마나 자신의 앞에 놓인 일들을 구분해서 처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패런트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예전엔 경기를 앞두고는 다른 것을 모두 제쳐두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그런 강인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즈는 26일부터 시작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에 출전한다. 우즈가 독신인 상태로 대회에 나오는 것은 2004년 10월 결혼한 이후 거의 6년 만이다.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108위에 처져 있는 우즈로서는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페덱스컵 상위 100명만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다.
 
   자칫하다간 이혼 후 처음 나가는 대회에서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즈가 이혼 후 첫 대회에서 명예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