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하(黃河) 용문(龍門)의 거센 폭포를 거슬러 올라간 잉어는 용으로 화신하여 등천한다는 전설에서 이곳을 용문 또는 중국의 과거 시험을 등용문(登龍門)이라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시험합격, 등용, 다산(多産) 등을 상징하기 때문에 옛날 어지간한 양반 집안에는 잉어 그림 한 점씩은 걸려 있었다. 당나라 때는 잉어를 먹으면 그 벌이 곤장 예순 대였다고 하는데 이것은 임금의 성(李, 리)과 잉어(鯉)의 이름이 비슷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때 사람들은 감히 잉어라고 부르지 못하고 적휘공(赤輝公)이라 했다고 전한다. 우리나라 일부 문중에서도 잉어를 먹지 않는데, 파평 윤씨는 꿈에 잉어를 살려주고 축복과 출세의 길이 열렸다고 하였으며, 평산 신씨는 임진왜란때 탄금대에서 전사한 신립(申砬) 장군의 옥관자(玉貫子)를 잉어의 뱃속에서 발견하고 조상의 살을 먹은 물고기라 하여 꺼린다고 한다.
잉어에 어울리는 고사성어로는 수지청자 상무어(水之淸者 常無魚)가 있다. 즉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없다는 뜻으로, 군자는 때 묻고 더러움도 용납할 도량을 가져야지 깨끗함만 좋아하고 홀로 옳다고 여기면 따르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식품면에서 보면, 잉어에는 단백질과 비타민을 많이 함유한 자양식품으로 임신 중이나 병을 앓은 뒤 체력 회복에 좋다. 성적(性的)으로도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는데 여성이 잉어를 먹으면 여성호르몬을 자극하는 작용이 있어 젖이 잘 나오고, 남성의 경우도 정자의 구성 성분인 아르기닌과 히스티딘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정력이 강해지고 정자수가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아이히베대학 의학부에서 잉어의 효능에 관한 실험을 한 결과 어깨 결림이나 냉증, 요통 등을 없애주고 정력증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잉어 탕을 마신 뒤 위염이나 위궤양 증상이 깨끗이 사라졌다는 사람도 있는데 잉어의 주성분인 아미노산이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늘어져 있던 위점막을 정상으로 돌아가게 하여 위궤양이나 위염이 나아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제철은 겨울에서 초봄이다.
경기도 여주(驪州)에 있는 여강에서 자란 잉어와 쏘가리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잡히는 잉어는 임금님께도 진상하였다는 곳이므로 여주로 별미기행을 떠나 잉어 매운탕을 드시고 양평군에 있는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생태학습관을 견학하면 좋다. 민물고기연구소에서는 잉어 붕어를 지금까지 2억 마리 이상 강과 하천에 방류해 오고 있으며, 생태학습관은 관람객이 연인원 15만명 이상 찾아오는 수도권의 명소로 황쏘가리 등 우리나라 천연기념물과 한반도 고유어종 등 약 70종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