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진오기자]'엎친 데 덮치다', '난마처럼 뒤얽히다'….
진행 중인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추진 상황을 보는 인천시 안팎의 평가다. 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하는 관계 공무원들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인천지역의 최대 쟁점인 주경기장 신설 문제는 분수령에 와 있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각 종목별 경기장 건설문제도 '민간 자본확보 불투명'이라는 새로운 벽에 부닥쳤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간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아시아경기대회와 관련한 각종 문제점 진단과 그 대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주경기장은 어디로
송영길 시장이 부임하면서 불거진 주경기장 신설 문제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송 시장 취임 직후부터 '문학경기장 활용' 문제가 터져나온 뒤 서구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있었고, 서구지역 여야 정치인들이 중심이 돼 '서구 주경기장 신설'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30일에는 민주당 인천시당 인천아시안게임 특별위원회(위원장·김교흥) 주최 시민대토론회가 열린다. 특위는 또 곧바로 특위활동결과보고서를 인천시에 제출키로 했다. 김교흥 위원장은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게 될 보고서를 인천시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결정권을 쥔 송영길 시장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예산이 문제다.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에 의한 서구주경기장 건설은 새로운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 일정상 어려운 상황이다. 서구에 예산을 들여 하자니 선거 때부터 지적한 재정문제에 걸리고, 국비를 추가로 받게 되더라도 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타당성 재조사에만 7개월 정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렇다고 서구 주경기장을 무작정 포기할 수도 없다. 송 시장에 대한 서구 민심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송 시장 입장에서 이 상태로는 서구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기대할 수 없는 형국이다. 송 시장은 9월 중순까지는 주경기장을 어디로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처지다.
■ 민간 투자 경기장 물건너 가나
검단신도시와 청라지구에 경기장을 지어주기로 했던 LH가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2014년 아시안게임에도 그 충격파가 미치고 있다. 검단신도시 사업이 예상보다 늦어질 게 자명해지면서 아무 것도 없는 곳에 경기장만 지을 수도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2011년도에만 2조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데, LH가 이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처지다. 청라지구 역시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LH 부담 경기장을 원점에서 새로 계획해야 될 형편이다.
수도권매립지에 조성키로 한 대단위 체육공원인 '드림파크'에서 여러 종목의 경기를 치르려 했던 인천시 구상에 최근 암초가 등장했다. 이 경기장을 '담보'로 매립지 기한 연장을 꾀하려던 서울시와 이를 막겠다고 나선 인천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 입장에서는 경기장 확보가 당장 급한 문제이지만 '100년 대계'를 생각해야 하는 입장에서 당장 입에 단 것만을 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또 부천, 김포, 시흥, 고양 등 인접지역과도 경기장 사용문제를 풀어야 하는 입장이다. 이 또한 답이 명쾌하지 않은 난제 중의 난제라고 할 수 있다.
■ 실마리 안 보이는 조직 갈등
중앙부처와 각 경기단체 등이 조합된 조직위원회와 인천시 단일 조직인 지원본부 사이에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조직위에서는 대회를 통해 최대한 많은 경기장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을 주장하고, 지원본부 쪽에서는 예산을 최대한 적게 들이는 방안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직위에서 인천시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요구하는 게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폭이 넓은 강이 있어야 하는 '슬라럼'(래프팅과 비슷한 종목) 경기의 경우 인천에서는 대회를 치르기가 불가능한 처지인데도, 조직위 쪽에서는 슬라럼 경기장을 인천에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또 승마경기장과 사격경기장 등도 타 시·도의 최신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게 지원본부의 생각인 반면, 조직위에서는 둘 다 인천에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엄청난 경기장 건립 비용이 수반된다.
준비단계부터 '팀워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학경기장 활용' 서구 반발… LH 자금난에 새 계획 세워야
문제많은 亞게임 준비 "최대한 많은 경기장 확보"vs "최대한 적은 예산으로"
입력 2010-08-29 23:04
지면 아이콘
지면
ⓘ
2010-08-30 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관련기사
-
[월요기획]亞게임 경기장 확보 비상
201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