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순 (K-water 시화지역본부 차장)
[경인일보=]시화호는 안산, 시흥, 화성 등 3개시에 나란히 걸쳐있는 56.5㎢의 인공호수로 지난 1994년 1월 시화방조제의 완공과 함께 생성됐다. 시화지구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대규모 간척지에 조성되는 농경지와 공업단지에 공급할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수질오염이라는 커다란 암초에 부딪쳐 결국 정부는 2000년 12월 해수호로 시화호의 이용계획을 변경했다.

시화호의 운명이 당초 담수호에서 해수호로 바뀌게 되면서 해수 유통량 확대방안이 논의되었다. 시화방조제 남단에 위치한 배수갑문은 유통용량이 시화호 용량의 10%에 불과해 추가적인 해수유통시설이 필요했다. 이에따라 K-water는 시화방조제 중간에 위치한 바위섬(가리섬)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규모의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하여 2004년말 공사에 착수해 내년초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시화조력발전소는 연간 발전량 5억5천200만㎾h, 발전시설 용량 25만4천㎾h로 현존하는 세계최대의 조력발전소인 프랑스 랑스발전소(24만㎾h)보다 큰 규모다. 자연의 힘을 빌려 인구 50만명의 도시에 가정용 전력을 공급하는 청정 에너지 발전소인 셈이다. 조력발전소가 가동되면 시화호는 방조제를 막기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즉 서해바다의 밀물 썰물시간에 맞춰 시화호도 하루 두차례 물이 빠졌다가 다시 들어오게 되는데 이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시화호의 바닥이 드러나게 된다.

94년 방조제 완공후 16년동안 물속에 잠겼던 드넓은 갯벌이 제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K-water는 본격적인 조력발전 가동에 앞서 지난 3월부터 매월 한차례 시화호의 수위를 최대한 낮춰 시화호 바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퇴적토 영향, 저서생태계 변화, 수질 등 여러가지 환경변화를 조사하고 있다. 시화호 전체 저수량 3억t중 1억2천만t을 내보낸 셈이다. 그동안 6차례 조사한 결과 가장 우려했던 퇴적토로 인한 냄새영향은 기온이 가장 높았던 여름철에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배수갑문과 가까운 시화호 내측 갯벌에는 많은 바지락과 소라가 서식하고 있었다. 지역민들은 시화호 물을 빼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곳으로 몰려와 바지락 캐기와 소라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바지락을 캐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16년전 모두가 애물단지로 외면했던 시화호가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환경오염의 대명사 시화호가 이렇게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정부와 K-water를 비롯한 많은 기관과 시민들이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이다. 갯벌 전문가와 함께 바지락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현장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갯벌은 아주 건강한 상태이며, 껍질에 검은색 띠를 두르고 있는 바지락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연의 생명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강하며 살아있는 자연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시화호가 알려주고 있다.

조력발전과 함께 예전의 건강한 갯벌로 제모습을 드러낼 시화호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