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소녀들이 2010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에 패하며 조2위를 확정해 나이지리아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여자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 아리마의 래리 곰즈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독일과 대회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전반을 실점 없이 막아냈지만 후반 27분 이사벨라 슈미트(프라이부르크)와 후반 31분 레나 로첸(뮌헨)에 이어 종료 직전 실바나 초즈노프스키(프랑크푸르트)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3으로 패했다.
후반 투입된 여민지(함안대산고)는 후반 7분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재치있는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와 세 경기 연속골 사냥에 실패했다.
이미 조별리그 2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독일전 패배로 2승1패(승점 6)를 기록해 3연승을 거둔 독일(승점 9)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이날 칠레를 꺾고 3연승으로 A조 1위를 확정한 나이지리아와 오는 17일 오전 5시 산페르난도 마라벨라의 맨니 램존 스타디움에서 준결승 진출을 놓고 8강 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무릎이 좋지 않은 여민지를 벤치에 앉히고 전한울(인천디자인고)-주수진(현대정과고) 투톱을 먼저 내세워 독일을 상대했다.
이에 맞서는 독일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7골을 뽑아내 득점 랭킹 1위에 오른 키라 말리노프스키(에센 쇠네베크)와 5골을 기록한 레나 페테르만(함부르크)을 비롯해 3득점을 올렸던 로첸까지 베스트 멤버를 모두 내보냈다.
독일의 일방적 공세가 예상됐던 경기는 두터운 수비벽을 쌓은 태극소녀들의 철벽 방어로 팽팽한 접전이 됐다. 이 때문에 독일과 한국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경기 분위기가 살아난 것은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선 여민지의 활약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전한울과 교체된 여민지는 후반 7분 역습 상황에서 중앙선을 넘자마자 독일 골키퍼가 전진한 것을 보고 그대로 40m짜리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여민지의 발을 떠난 볼은 골이 되는 듯했지만 왼쪽 골대를 맞고 아웃돼 절호의 골기회를 놓쳤고, 여민지의 세 경기 연속골 기회도 함께 날아갔다.
하지만 후반들어 체력이 떨어진 한국을 상대로 독일의 공세는 더욱 강해졌고, 결국 후반 27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시도한 슈미트의 슛이 골 그물을 흔들어 승부의 추는 독일로 기울었다.
한국은 후반 31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들어온 로첸의 개인기에 수비수 3명이 뚫리며 추가골을 내줬고, 경기 종료 직전 초즈노프스키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아 0-3 완패를 당했다.
한편 A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 나이지리아는 칠레를 상대로 전반 15분 프란시스카 오르데가(베이엘사 퀸스)의 결승골에 이어 전반 41분부터 후반 6분과 후반 29분에 세 골을 연속으로 몰아쳐 해트트릭을 완성한 로베스 아일라(아다마와 퀸스)의 활약과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은고지 오코비(델타 퀸스)의 쐐기골을 합쳐 5-0으로 완승해 조 1위를 확정했다.
또 같은 A조의 북한은 홈팀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맞붙어 전반 3분 봉선화(평양시체육단)의 크로스를 받은 김수경(4.25체육단)이 터트린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 1-0으로 이겼다.
2승1패로 A조 2위를 확정한 북한은 17일 오전 8시 마라벨라 맨니 램존 스타디움에서 B조 1위인 독일과 8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