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오동환 객원논설위원]세계 항공 산업 역시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멕시코 기업그룹인 그루포멕시카나(Grupo Mexicana)는 경영진 교체와 함께 지난달 28일 멕시카나, 크리크, 링크 등 산하 3개 항공사의 운항을 당일 정오부터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심각한 적자의 경영난 탓이라고 했고 그룹 종업원 8천명 중 상당수가 면직을 당했다. 지난 1월 회사갱생법 적용을 신청한 일본항공도 지난달 31일 그룹 인원의 3분의 1인 1만6천명의 삭감을 골자로 한 경정계획안을 도쿄 지방법원에 제출했고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45개 국내외 적자 노선을 과감히 폐지하고 37개 점보기 등 노후기를 퇴역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작년도 JAL의 적자는 무려 2천651억엔이었다.

미국 사법부가 지난달 27일 반(反)트러스트법(독점금지법)에 관련한 조사를 마치면서 미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와 콘티넨털의 합병을 승인, 오는 10월 1일 세계 최대 항공사를 출범시킨다고 발표한 이유 역시 두 항공사의 적자를 해소하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합병 규모는 32억달러, 세계 59개국 370개 지역의 수송 여객은 연간 1억4천400만명이다. 합병 후의 명칭은 '유나이티드'로 정했지만 콘티넨털의 로고는 남기기로 했다. 미국은 2008년에도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이 같은 이유로 합병했다.

하지만 중국 항공 산업만은 독야청청(獨也靑靑), 폭발적인 번창일로다. 중국궈지(國際)항공과 둥팡(東方)항공, 난팡(南方)항공의 금년 상반기 영업 이익은 87억위안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무려 2배 이상이었다는 게 지난 1일의 인민일보 보도였다. 항공 수요 폭발로 조종사 인력난까지 겪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고 지난 11일까지 중국 민간항공 조종사 200명이 비행 기록 등 경력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한 건 상하이(上海) '차이나 비즈니스뉴스'였다. 이번 중추절 연휴를 해외에서 보내겠다는 중국인만도 수천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경기도 좋아 항공사에 추석 예약이 넘쳐난다고 하지만 중국의 폭발력에 비하면 미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