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가 주관한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남녀를 통틀어 처음이다.
대표팀은 이미 이번 대회 결승 진출만으로도 지난달 초 독일에서 열린 FIFA U-20 여자월드컵 3위를 넘어 한국축구 사상 FIFA 주관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예약했다.
한국축구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도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 그리고 올해 독일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일 만큼 값진 성과다.
그런데 `FIFA 월드컵'은 왜 이리도 많은 것일까. 그리고 각 월드컵은 언제부터 시작됐고, 어떻게 치러지는 것일까.
◇FIFA 주관 대회, 2007년부터 `월드컵'으로
한국이 처음으로 4강 신화를 쓴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 당시 대회 명칭은 `월드컵'이 아니라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였다.
이 대회가 U-20 월드컵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캐나다 대회부터다.
FIFA는 2007년부터 컨페더레이션스컵 등을 제외하고 남녀 A대표팀이 겨루는 월드컵뿐만 아니라 연령대별 세계선수권대회 등의 이름을 `월드컵'으로 통일했다.
U-20 세계선수권대회는 U-20 월드컵, U-17 세계선수권대회는 U-17 월드컵, 세계풋살선수권대회는 풋살월드컵으로 대회 이름을 바꿨다.
각 대륙 프로축구 최강자가 자웅을 겨루는 세계클럽선수권대회도 지금은 클럽월드컵으로 불리고 있다.
FIFA의 이 같은 시도는 브랜드를 통일해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월드컵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FIFA 대회는 월드컵, U-20 월드컵, U-17 월드컵, 클럽월드컵, 풋살월드컵, 비치사커월드컵, 인터렉티브 월드컵 등 남자 대회 7개와 여자월드컵, U-20 여자월드컵, U-17 여자월드컵 등 여자 대회 3개가 있다.
`FIFA 인터렉티브 월드컵'은 실제 경기가 아닌 축구게임으로 세계 정상을 가리는 대회다.
◇FIFA 월드컵의 시작은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FIFA 월드컵은 역시 지구촌 최대 축구잔치인 남자 월드컵이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제1회 대회를 개최한 뒤로 올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까지 모두 19차례 대회를 치렀다.
남자 U-20 월드컵과 U-17 월드컵은 각각 1977년과 1985년 시작됐다.
FIFA 여자 월드컵의 역사는 남자 대회에 비해 짧다. A대표팀이 참가하는 여자 월드컵이 1991년 시작됐고, U-20 여자월드컵은 2002년 첫 걸음을 뗐다.
이번에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 U-17 여자월드컵은 2008년 시작돼 올해가 두 번째 대회다.
남녀 월드컵은 4년마다, 남녀 U-17 및 U-20 월드컵은 2년마다 개최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대륙 클럽대항전 우승팀이 참가하는 FIFA 클럽월드컵은 7개 팀이 나서며 매년 말 열린다.
한국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포항 스틸러스가 출전해 3위를 차지했다. 대표팀과 프로팀을 망라하면 올해 U-20 여자 월드컵 3위에 앞선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월드컵 출전은 대륙 예선 통과부터
FIFA 월드컵에 참가하려면 개최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륙별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이번 트리니다드 토바고 U-17 여자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09 AFC U-16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월드컵 출전 자격을 얻었다. 아시아에는 세 장의 월드컵 출전권이 배당돼 2위 북한, 3위 일본이 챔피언 한국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나섰다.
본선 참가국 수가 가장 많은 대회는 32개국이 출전하는 남자 월드컵이다.
남자 U-17 및 U-20 월드컵에는 24개국이 참가한다.
여자 월드컵은 3개 대회 모두 16개국이 참가한다.
◇아시아국가의 FIFA 월드컵 우승은 이번이 네 번째
아시아 국가가 FIFA 주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 U-17 여자월드컵이 네 번째다.
1989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정상에 올라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했고, 이어 북한이 2006년 러시아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과 2008년 뉴질랜드에서 치러진 U-17 여자월드컵에서 잇달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아시아 국가끼리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은 것은 2006년 U-20 여자월드컵 북한-중국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