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 동 연 (경기도 국제관계자문대사)
[경인일보=]마침내 GTX(Great Train eXpress: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이 추진되게 되었다. 경기도가 이 사업을 정부에 제안한 지 1년반 만에 이루어진 쾌거이다. 정부는 지난 9월 1일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을 발표하면서 거점도시권내 광역·급행 교통망 정비를 위해 GTX를 지자체의 주도적 참여로 지역 실정에 맞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경기도가 제안한 GTX란 명칭 자체도 사용 안했는데 이번에 제도·행정·재정 측면에서 GTX 건설을 적극 지원하고 서비스 확대와 사업성 제고를 위해 KTX와 선로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번 발표는 GTX 사업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용, 확정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경기도가 제안한 GTX 사업은 지하 40~60m에서 시속 100㎞로 달리는 광역급행철도를 3개 노선 즉 킨텍스~동탄(74.8㎞), 송도~청량리(49.9㎞), 의정부~금정(49.3㎞) 총 174㎞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킨텍스~동탄 구간의 경우 KTX 공용구간(수서~동탄)을 빼면 46.3㎞다. 이 사업의 배경은 이렇다. 신도시 건설 등으로 수도권이 광역화되면서 자동차 교통량이 늘고 이에 따라 대기 오염과 교통난이 심화되었다. 수도권 전철의 통행시간이 승용차보다 훨씬 더 걸려 승용차 통행량이 계속 늘고 있다. 일산에서 강남까지 승용차로 가면 35분이 걸리는데 전철로는 78분이 걸린다. 평균적으로 전철의 소요시간이 승용차의 두 배 반에 이른다. 광역교통 수송분담 구조를 보면 승용차가 42%가 넘는데 반해 철도는 16%에 머물고 있다. 교통혼잡비용이 매년 5.2% 증가하고 있는데 2007년의 경우 수도권에서만 14조5천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교통난 해소, 대기 오염 개선, 수도권 경쟁력 강화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혁명적 아이디어가 GTX 사업이다.

GTX가 개통되면 동탄~삼성역은 67분에서 19분으로, 일산~서울역은 42분에서 16분으로 운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GTX 건설은 연간 교통혼잡비용 7천억원 절감, 생산유발효과 27조원, 고용유발효과 26만명, 연간 에너지소비 5천846억원 절감 등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수도권 도로교통량이 1일 38만대 감소되어 연간 149만t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경기도는 더 나아가 GTX뿐만 아니라 신분당선과 수인선 등 광역철도망 구축, 일반철도와 수도권 고속철도 건설, 그리고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각 철도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연계교통망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 그야말로 철도천국이라 할 만하다.

왕년의 할리우드 스타인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지난 9월 14일 방한했다. 공항에서 바로 수원 화성행궁에 와서 김문수 지사와 함께 경기도와 캘리포니아주간 우호협력 양해각서에 서명을 하고 이튿날 고속철도인 KTX를 시승했다. 총 1천250㎞에 이르는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건설 계획에 참여코자 하는 우리나라의 고속철도 수준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오늘날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은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 고속철도를 확충하고 있다. 세계는 거대지역권(mega region) 중심으로 대도시(mega city)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 창출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속교통망 연결에 집중투자를 하고 있다.

이제 미국, 중국, 일본 등 국가간 경쟁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며 뉴욕, 상하이, 도쿄 등 도시가 경쟁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도시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경기도의 GTX 건설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1일 생활권 범위의 실질적 확대를 통해 수도권 주민들에게 쾌적한 교통·녹색환경을 제공하고 주택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게 된다. 또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수도권 건설을 통해 세계 무한경쟁 시대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세계 최고의 광역급행 철도 기술과 수출 역량을 확보하게 될 계기를 마련하였다. '세계속의 경기도' 란 구호가 실감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