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첫날인 지난 21일 우리 지역에 내린 비는 특히 오정구가 293㎜로 지역에서 가장 높은 강우량을 보였다. 원미구 217㎜, 소사 178㎜를 기록, 평균 240㎜로 전국적으로 9월에 내린 강우량 전체 기록을 살펴볼 때 1984년 9월 1일에 268.2㎜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많은 양이고, 오정구 사례만 국한해서 보면 102년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된다.
보통 행정기관에서 강우량에 따른 재난대비태세는 지난 30년 동안 시간당 최고 강우량(75㎜)을 기준으로 대비책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이번 부천지역에 내린 강우량은 시간당 86㎜로 이미 여러 매체에서 언급했듯이 물폭탄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호우특보와 동시에 부천시 전 직원에게는 비상 근무령을 발령했다. 미리 예측하지 못했던 시스템과 추석 연휴 탓에 귀성길에 나섰던 직원들까지 복귀를 서두르도록 했다. 직원들은 경찰과 소방서, 군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며 침수예상 세대에 대한 가재도구 이동, 물 펌프 가동 등 피해 최소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피해 상황을 살펴볼 때 이번 물폭탄에는 역부족이었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귀가 하는 시민 가구들의 피해액까지 감안하면 피해상황은 현재보다 확대될 것이다. 63세대에 16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3천11세대의 주택침수가 있었다. 376개소의 공장피해가 접수됐고, 전통시장도 3개소나 침수됐다. 농경지 유실 및 매몰 0.4㏊, 농작물 110㏊가 침수되는 등 피해현장은 정말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부천시 전 직원, 경찰서, 소방서, 경기도청 직원, 군과 봉사단체들의 참여로 복구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우선 피해지역에 대해서는 경기도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를 요청했다. 재난지원금 예산을 침수된 가정에 긴급 지원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다소 유연하게 법을 적용해 피해가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문제는 피해 기업체에 대한 지원부분이다. 가구나 농작물 침수피해에 따른 지원책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지원근거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정작 피해가 극심한 곳은 바로 지역 내 기업체들인데 지원할 수 있는 확실한 법안이 마련돼 있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다.
꾸준히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우선은 피해 기업체 현장에 수해복구기업지원상담센터를 설치 운영해 나감으로써 기업체 피해 접수창구를 일원화했다.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피해업체에 대한 담보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저리융자를 통해 피해복구, 운전자금 융통이 원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폭우의 시점에서 피해지역 현장방문에 나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부천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인근 수도권 수해피해지역 국회의원들과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지원책 마련 요구를 위해 선봉에 나섰다.
부천시에서는 자연재난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정기준에 현행법은 농작물, 동산 및 공장의 피해액 부분이 제외돼 있다. 이 부분을 포함시키는 것, 재난구호 및 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시장을 포함한 상가까지 포함하는 것, 풍수해보험가입 대상으로 시장을 포함 상가점포까지 확대하고, 중소기업청 정책자금 금리를 도 재해특별자금과 동일한 수준의 금리적용 해결까지 건의했다.
이번 추석 연휴 시점에서 내린 폭우는 기상예보를 빗나간 국지성 물폭탄으로 우리 부천지역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남겼다. 이번 사태 해결로만 모든 것이 종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기상이변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에서는 이번 상황을 뼈아픈 교훈으로 새기고 재난대비 기준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상황에 맞는 탄력적인 재난대비 매뉴얼을 갖춰 최대한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총체적으로 행정력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피해를 입은 기업체, 소상공인, 재래시장 상인, 가구 세대원이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