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라면 황혼 빛이 주름살 얼굴에 비낀 만년 기부가 보통이다. '공수래공수거'를 절감할 노년에 평생 모은 재산을 한 점 타의(他意) 첨가도 없이 흔쾌히 기부하는 경우다. 그런데 단발에 그치지 않고 계속 기부하는 노년의 부호들도 쌨다. 지난 7월 초 미국의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무려 1조9천500억원을 기부한 80세의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부터 그렇고 그와 동갑이자 역시 세계적인 투자가인 존 소로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황혼도 아닌 대낮의 나이인 55세의 빌 게이츠처럼 전 세계 자선단체에 해마다 거액을 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와 동갑인 홍콩 영화 스타 저우룬파(周潤發:주윤발)가 사후에 재산의 99%(1천28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지난달 선언한 것도 쉽지 않은 경우다.
더욱 드문 예는 한창 돈벌기에 바쁜 젊은 나이의 기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가 공교육 개혁을 위해 1억 달러를 기부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아침햇살의 나이인 26세 청년이다. 영화계의 원로 신영균(82)씨의 500억원 기부가 화제지만 그야말로 화려한 인생, 멋들어진 황혼이다. 손바닥이 터지도록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