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온실가스 농도에 따른 평균기온 상승폭이 지구 평균에 비해 큰 `기후변화 민감 지역'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국립환경과학원이 펴낸 `한반도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영문판 요약본에 따르면 한반도는 온난화의 영향을 세계 평균보다 많이 받고 기후변화가 수자원, 농업, 보건 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외 연구논문 1천500여편을 분석·평가한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 감시ㆍ예측과 영향ㆍ적응 등 두 부문으로 구성됐다.
◇한반도에 극한기후 자주 나타날 듯 = 보고서는 2100년 지구 전체의 평균온도가 1990년에 비해 1.4∼5.8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북반구 고위도 지역은 지구 평균보다 더 빠르게 온난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온난화가 전 세계 평균보다 빨리 진행돼 기상이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1991년∼200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3.5도로 1912∼1990년 12도에 비해 1.5도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세계 평균 기온 상승폭(0.6도)의 2.5배나 된다.
기온 상승으로 한반도에서는 아열대 기후지역의 확장과 빠른 식생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반도는 `웜풀(Warm pool) 엘니뇨' 영향권에 점차 들어 혹한과 집중호우 등 극한 기후가 자주 나타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웜풀 엘니뇨는 열대 중태평양에서 이상 고수온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열대 동태평양에 이상 고수온이 나타나는 엘니뇨 현상의 변형이다.
일반 엘니뇨가 발생하는 해에는 한반도가 여름∼가을철에 한랭하다 이듬해 봄철이 온난하지만, 웜풀 엘니뇨가 있는 해에는 여름과 가을에 온난기후가 나타난다.
강수량은 다소 불확실하지만 호우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자원ㆍ농업ㆍ보건 등에 큰 영향 = 한반도의 수자원, 농업, 해양,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먼저 한반도의 계절편중적 강수로 유량 편차가 커져 홍수와 가뭄 발생이 잦을 것으로 보인다.
기온이 높아져 현재 아열대종이 속속 출현하는 가운데 아열대종의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감귤 재배면적이 북상해 2040년께는 한반도에서 재배 적합지 면적이 현재보다 36배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수온이 올라가면 해수면 상승, 해수 산성화, 연안 침식, 어종 변화 등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폭염 피해가 늘어나고 대기오염(호흡기) 질환과 전염병도 증가한다.
2050년과 2080년의 식중독 발생률은 지금보다 각각 15.8%, 26.4% 증가한다는 분석이 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태풍, 집중호우 빈발에 따른 산업 피해가 우려되지만 기후변화와 관련한 특정 업종의 수요창출 등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더 빨리 온난화' 한반도는 기후변화 민감지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영문판 발간
입력 2010-10-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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