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김명호·홍현기기자]인천대교는 '국제공항을 낀 도시 인천'의 가능성을 극대화시켰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천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컸고, 여행·레저 문화를 변화시켰다. 한국을 드나드는 외국인들은 인천대교를 통해 인천이라는 도시와 송도국제도시를 새롭게 알게 됐다.
이른바 '인천대교 효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야는 MICE 산업이다.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지난 5월 발표한 '2009 국제회의 개최 실적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176건을 개최해 전년도보다 한 계단 상승한 15위를 기록했다. ICCA 공인 국제회의 12건을 치른 인천이 우리나라의 전시·컨벤션 산업의 국제적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공항에서 25분 거리'라는 이점은 인천의 국제회의 유치에 탄력을 주고 있다. 내년 3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 루츠 포럼(아시아 항공노선 개발 담당자 회의)'도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점 때문에 유치할 수 있었다. 국제 민간 관광기구의 연례 모임인 '2012 스칼(SKAL) 세계총회' 개최지로 결정되는데도 '공항 접근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국제공항과 30분 거리에 있는 컨벤션센터는 송도컨벤시아가 하나 뿐이다. 세계적으로 국제공항과의 접근성이 송도컨벤시아보다 좋은 곳은 일본 고베, 미국 로즈먼트, 싱가포르와 두바이 컨벤션센터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인천대교는 우리나라의 신혼여행 문화를 단숨에 바꿨다.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인천공항 부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신혼부부들이 송도국제도시의 특급 호텔에서 첫날 밤을 맞는 방식으로 변했다.
내달 6일 대전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예비신부 김진용(29·대전시 유성구)씨는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송도국제도시의 A호텔에서 허니문을 시작한다. 김씨는 "지난 해부터 뜨겁게 뉴스를 달군 인천대교도 건너고, 송도국제도시의 정취도 느껴보기 위해 송도를 선택했다"며 "한 번 뿐인 신혼여행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도의 호텔들은 허니문 패키지를 내놓고 주말에 결혼한 신혼부부를 끌어모으고 있다.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사우나 등 부대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고 와인과 초콜릿 등을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를 마련한 곳도 있다. 신혼여행을 다녀올 때까지 호텔 주차비를 받지 않는 혜택도 준다.
인천 기업인들은 인천대교가 생긴 뒤 주말 골프 약속을 영종도 골프장으로 잡는 일이 많아졌다. 인천대교 홍보관에 차를 세워두고, 자전거로 영종도를 한바퀴 도는 하이킹족도 새롭게 등장했다. 인천대교 교각 아래에서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바다 낚시꾼들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인천공항'을 '서울공항'으로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인천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미국에서 한국에 온지 3년 됐다는 어학원 강사 캔디스 스미스(32·여)씨는 "밤에 인천공항에서 내려 리무진을 타고 인천대교를 건넌 적이 있는데, 다리가 너무 아름답고 인천 야경이 너무 멋졌다"고 말했다. 대전 카이스트에서 영어 강사를 하는 캐나다인 도날드 릭클레이(35)씨는 "2000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인천공항까지 3시간 걸리던 게 인천대교 개통 후 2시간 30분으로 단축됐다"며 "다리를 건널 때 보이는 아름다운 모습과 풍경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인천대교 개통으로 울상을 짓는 곳도 있다. 월미도와 영종도를 연결하는 1천590t급 카페리호 승객수는 인천대교로 인해 크게 감소했다. 2008년 연간 160만명이던 수송객이 2009년 110만명, 2010년 70만명으로 급감했다. Y해운 관계자는 "예전에는 월미도 관광객이 배를 타고 영종도에 넘어와 구읍뱃터쪽 식당을 자주 찾았는데, 요즘엔 이런 풍경은 좀처럼 보기 드물다"고 전했다.
인천발전연구원이 작년 11월 발표한 '인천대교 개통에 따른 기대효과'에 따르면 접근성 개선에 따른 총 물류비용 절감액은 연간 4천800억원이다. 차량 운행시간 단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만8천t이 감축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