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선회기자]"닥종이 인형을 통해 정조대왕의 효심을 느껴보세요."

215년 전 정조대왕이 수원으로 행차하던 모습이 닥종이 인형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수원화성홍보관에서 마련한 '정조대왕 수원행차 닥종이 인형전'에는 1795년 윤 2월 9일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향한 정조대왕 참배행렬 중 '어가행렬'부분을 재연한 닥종이 인형들을 만날 수 있다.

닥종이공예 동호회인 '9닥다리' 회원들이 공동으로 만든 이 작품은 행차에 참여한 인물, 말, 가마 등 총 100점이 넘는 인형이 들어간 대작이다. 이밖에 정조대왕과 어머니 혜경궁홍씨, 조선 최강의 군대인 장용영(壯勇營) 군사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재연됐다.

"9닥다리란 이름은 제가 닥종이 공예를 배우고 동호인들끼리 모임을 시작할 당시 회원 숫자가 9명이었어요. 그래서 '9'를 따왔고,'닥'은 닥종이, '다리'는 닥종이 공예가 사람들을 이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9닥다리 이용순(51) 회장은 언젠가 꼭 한번쯤 만들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했다. "10여년 전 닥종이 공예를 처음 접하고 수원 화성 관련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 덕에 수원의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게 됐고, 정조대왕의 어가행렬 모습이야말로 닥종이 인형으로 표현하는게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닥종이공예 동호회인 '9닥다리' 회원들이 만든 정조대왕 능행차 작품.

닥종이 인형 하나를 만드는데는 1주일 이상의 시간이 꼬박 걸린다. 종이를 뭉쳐서 인형의 부분부분을 만들고 한 과정이 끝나면 밀가루 풀을 먹인 다음 수시로 난로나 드라이어로 말려서 다음 과정을 대비해야 한다.

"이번 어가행렬 작품의 경우 회원 모두에게 힘든 작업이었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고나니 보람이 참 컸습니다. 전시회를 찾은 관객들도 무척 예쁘고 멋있다고 다들 극찬하셨어요. 바람이 있다면 이 작품이 수원의 역사와 관련된 것인 만큼 수원 어디에선가 영구적으로 전시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계속된다. 무료. (031)268-8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