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성호기자]'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지난 19일 달구벌에서 SK 와이번스가 창단 세번째 우승을 확정짓던 날. 인천 팬들은 어김없이 인천 응원가 '연안부두'를 목이 터져라 불렀다. 야구팀 응원가에 인천항 연안부두가 등장할 만큼 인천은 어쩔수 없는 항구도시였나보다.

하지만 인천항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항만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갖가지 장애물이 존재한다. 2m를 훌쩍 넘는 펜스는 기본이고 CCTV와 보안인력은 24시간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다.

인천 사람들조차 바다를 끼고 살고 있지만 쉽게 바닷가에 다가갈 수 없는 처지다. 큰맘을 먹고 배를 타고나가야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바닷가가 조금씩 열리고 있다. 멋들어진 관광지와 비교하진 못해도 깔끔하게 정돈된 소박한 모습의 친수공간이 제법 늘어났다.

바닷바람이 조금씩 차가워지고 있다. 도심속 바다를 느끼고 마음 편히 쉬어갈 도심속 해양 친수공간을 찾아 가보자. 단순한 항구도시가 아닌 해양문화도시 인천을 기대하며….

 
 

※ 월미도 문화의 거리

자세한 설명이 필요없는 대표적인 인천의 친수공간이다. 연인들이 한번쯤 거쳐가는 데이트 코스로 연인들의 발길이 잦다.

탁트인 바다가 일품이다. 바다만 바라보기가 지루하면 바로 근처에 있는 수십여곳의 횟집과 커피숍, 놀이동산을 즐겨도 좋다.

이곳 문화의 거리가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20여년 전이다. 1988년 11월 공사를 시작, 이듬해 6월 마무리해 길이 815m, 폭 20m 규모의 지금의 차없는 거리가 조성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곳 월미도를 가꾸려는 노력은 비교적 꾸준히 계속돼 몇몇 조형물과 분수광장, 조명기둥 등도 하루가 다르게 생겨났다.

최근에 만들어진 친수계단을 내려가면 조심스레 바닷물에 직접 손을 담가볼 수도 있다.

※ 연안부두 바다쉼터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연안부두 횟집거리를 지나면 보일듯 말듯한 '연안부두 바다쉼터'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진입로는 불법주차된 대형 화물차로 혼잡하지만 표지판을 따라 100여m만 더 들어가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우범지역이나 다름 없던 이곳에 꽃나무와 잔디를 새로 심고 죽은 나무를 제거하고 군부대에서 설치한 철책도 걷어내니 멋진 그늘막아래 벤치에서 한시간 정도는 머물다 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이곳은 또 바닷물이 빠져도 갯벌이 드러나지 않고 항상 일정한 수심을 유지하고 있어 낚시를 즐기기에도 괜찮은 장소다. 깔끔한 화장실도 마련돼 있다.

공사가 끝난 지 두달여 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 정유회사 돌핀부두에 유조선과 예인선이 들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구경거리다.

 
 

※ 인천환경공단 학익사업소 생태공원

접근성이 조금은 떨어진 탓일까? 갯골유수지 인근 학익사업소 생태공원을 찾으면 공원 전체를 나홀로 전세낸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생태연못과 해양생태산책로, 크고작은 정원에는 여러 종류의 꽃과 갈대가 어우러져 조용한 휴식을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이곳 갯골유수지에서 접하는 바다는 드넓은 바다는 아니다. 곧 서해 먼바다로 흘러나갈 물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이곳 유수지 바로 옆에는 나지막한 펜스로 둘러쳐진 조깅코스와 자전거 도로가 있는데 보고 있으면 갑자기 운동이 하고 싶어진다.

이곳을 떠나기전 환경종합센터에도 꼭 들러야 한다.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매번 바뀌는 전시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물홍보관에서는 하수가 어떤 처리 과정을 거쳐 정화되는지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아암도 해안공원

아암물류단지를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송도국제도시로 넘어가기 직전에 폭 10~20m에 1.2㎞ 길이의 계단식 호안이 설치된 친수공간을 만나게 된다.

지금은 송도신도시와 인천대교 공사 때문에 물길이 막혀 바다를 볼 수 없지만 대신 드넓은 갯벌을 감상할 수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탁트인 바다를 느끼며 바라보는 해넘이가 일품이었다면 이제는 송도국제도시의 빌딩들이 만들어내는 스카이 라인이 그 풍경을 대신한다.

갯벌 건너 펼쳐지는 도시의 모습과 갯벌에서 망둥어 낚시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이곳은 다른 친수공간과는 달리 해변의 모습에 가까워 넓은 갯벌을 눈높이에서 맘껏 즐길 수 있다.

 
 

※ 소래습지생태공원

진입로를 찾기 쉽지 않다. 출발하기전 홈페이지나 인터넷을 통한 위치 확인은 필수.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정취가 제법 분위기를 자아낸다. 습지에서 자라나는 칠면초 등의 염생식물도 그득하다.

3.4㎞의 둘레길 코스를 비롯 4개의 탐방코스를 둘러보는데 5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곳은 폐염전 지역이다. 일부 염전은 그대로 남겨둬 체험학습도 가능하다. 조금씩 생산되는 소금을 체험객들에게 나눠줄 때도 있다.

공원에 설치된 전시관을 방문하면 각종 해양생물에 관한 자료와 천일염 생산에 관한 각종 자료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