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천/서인범기자]일본 오쿠라 문화재단이 도쿄 오쿠라 호텔에 보관하던 이천오층석탑을 반환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31일 이천오층석탑환수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조병돈 시장과 추진위는 지난 29일 도쿄에서 오쿠라 문화재단과 반환협상을 벌인 결과, 재단측이 "정부간 협의를 거쳐 일본 정부가 허용할 경우 석탑을 돌려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이날 도쿄 시내 중의원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단측이 오층석탑을 돌려줄 수 없다는 당초 입장에서 선회해 양국 정부간 협의와 일본 정부의 허용을 전제로 돌려줄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재단측은 오층석탑이 개인소유가 아닌 재단 소유고, 문화재로 국가의 문화재 정책에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국가간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시장은 "재단측이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게 이 문제를 거론해 줄 것을 요청, 귀국하는 대로 정부에 이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오층석탑은 고려 초기 이천시 관고동에 세워졌으나 조선총독부가 1914~15년께 경복궁으로 옮겼다가 1918년 오쿠라 재단과 관련된 오쿠라토목조(현 다이세이건설)를 통해 일본으로 반출된 뒤 현재 도쿄 오쿠라 호텔 뒤뜰에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