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열을 잇따라 극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의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꼽히는 하시모토 도루(橋本徹) 오사카 지사가 한국 교육을 배우겠다며 직접 학교 현장을 찾아 눈길을끌고 있다.
하시모토 지사는 탤런트 겸 변호사 출신으로, 2008년 초 오사카 지사 선거에서 현역 최연소인 38세에 압도적 표차로 당선돼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특히 교육개혁에 상당한 열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오사카 지역 초등·중학생의 학력 향상을 위해 관내 기초 지자체인 시정촌(市町村)별 성적을 공개토록 하는 한편 문제 교원 퇴출 등의 개혁안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가 한국의 교육제도를 '벤치마킹'하고자 지난 3일 입국해 서울과학고, 대원외고, 중곡초등학교 등을 방문하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도 면담했다.
하시모토 지사는 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교육에 대한 한국의 강한 열정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학교들을 돌아보면서 충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움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철저히 한국의 교육제도를 '공부'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방한 일정 내내 이쿠노 데루코 오사카 교육위원회 위원장, 나카니시 마사토 교육장 등교육전문가들을 데리고 다녔다.
국내에서는 외고 등 특수목적고가 귀족학교로 불리거나 사교육 유발 논란을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시모토 지사는 한국의 특목고 체제 같은 영재교육 시스템 자체가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일본에는 엘리트교육이 없고 한국 외고생 정도의 어학실력을 갖춘 학생은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그런 실력 있는 학생들이 (대원외고의 경우)한해 400명씩 배출된다는데, 한국이 약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재학교, 자유로운 커리큘럼, 글로벌 인재육성이라는 목표가 한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날 이주호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하시모토 지사는 한국 교육에 대한 칭찬을아끼지 않았다.
그는 "일본은 과거 전쟁을 일으킨 경험 때문에 교육이 정치에 개입할 여지가 없고 한국처럼 교육을 국가 발전 전략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아니다"면서 "교육에 대한한국 정부의 열정과 추진력을 오사카 교육에도 많이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지사는 이날 오후 특성화고교인 선린인터넷고, 서울 일본인학교 등을추가로 둘러본 뒤 밤늦게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