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2010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에서 임용택 인하대 교수가 '전통 문학을 통해 본 일본의 모습'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경인일보=정진오기자]1천300년 된 문학 장르가 아직까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다면 그 힘은 어디에 있을까.

9일 오후 2시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2010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에서는 일본인들의 생활 속에 녹아 있는 문학의 면모가 드러났다. 이날 강좌를 맡은 임용택 인하대 교수는 변화와 전통이 공존하는 일본의 문학에 대해 풀어냈다. 주제는 '전통문학을 통해 본 일본의 모습'이었다. 우리의 시조와 비교할 수 있는 '와카(和歌)'와 '하이쿠' 등이 주로 얘기됐다.

임 교수는 "일본에서는 일간지에 오래된 문학장르인 '와카'와 '하이쿠'가 실린다"면서 "일본인들은 옛 문학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있으면서 이를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임 교수의 이날 강의내용을 요약해 보면, 와카는 일본 전통시가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다. 연원은 1천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와카는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의 구별없이 일본인들에게 널리 사랑받으며 문학적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천황을 중심으로 한 지배계급의 적극적인 비호가 있었다.

하이쿠는 현재 일본인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하는 '일본문학의 위대한 유산'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형식상으로는 17음절이라는 단순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그것이 표방하는 미적 세계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17음절이라는 문자에 압축된 언어표현의 배후에는 일본인들의 인생관이나 자연관, 가치관을 그 몇 배 이상으로 심도 있게 음미하게 만드는 함축성을 내포하고 있다.

와카와 하이쿠 등과 같은 일본의 전통문학은 하나의 장르에 머물지 않고, 그 배후에 담겨진 일본인들의 의식체계나 가치관, 나아가 일본문화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