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경쟁할 상대 선수에 대한 분석은 모두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자신과 싸움만 남았습니다"

 한국 스포츠의 전통적 메달 효자 종목인 남녀 유도가 마침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본격적인 금빛 수확의 시동을 건다.

 아시안게임에 나선 14명의 남녀 유도 대표팀(남자 7명, 여자 7명)은 13일 황희태(수원시청.100㎏ 이하급), 김수완(용인대.100㎏ 이상급), 정경미(하이원.78㎏ 이하급), 김나영(대전서구청.78㎏ 이하급) 등 중량급 선수들을 시작으로 메달 사냥을 시작한다.

 한국 유도는 지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06 도하 대회까지 금메달 26개와 은메달 20개,동메달 27개 등 총 73개의 메달을 따냈다.

 남자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최소 3-4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13일 100㎏ 이하급에 출전하는 황희태에게 첫 금메달을 기대한다.

 유도는 지난 2006년 도하 대회에서도 대표팀 트레이너로 변신한 장성호가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겨줬던 만큼 이번에도 첫 번째로 '금빛 소식'을 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가운데 황희태가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황희태는 지난 2006년 대회 90㎏ 이하급에서 한국 선수단의 '2호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인공으로 이번에는 100㎏ 이하급으로 체급을 올려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정훈 남자 대표팀 감독은 "황희태만 잘 해주면 남은 선수들도 힘을 얻어 연속 메달을 노릴 수 있다. 대진 추첨에서 운만 따라 준다면 금메달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황희태와 금메달 경쟁을 펼칠 라이벌은 일본의 중량급 간판스타이자 지난 9월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100㎏ 이하급 금메달리스트인 아나이 다카마사(26)다.

 오른쪽 업어치기가 위력적인 아나이에 대해 정훈 감독은 "소매들어 메치기에 약하다. 도복의 한쪽을 잡고 계속 흔들면서 안쪽 옷깃을 잡았을 때 소매들어 매치기를구사하는 공략법을 세웠다"고 귀띔했다.

 황희태에 이어 14일에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81㎏ 이하급 금메달리스트 김재범(한국마사회)이, 15일에는 73㎏ 이하급의 왕기춘(용인대)이 연이어 '금빛 바통'을 이어받을 태세다.

 김재범은 한국에서 치러진 마무리 훈련에서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 끌어올리기에 전력을 다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2인자 설움'을 확실히 남긴 만큼 장기인 업어치기, 안뒤축 후리기, 발뒤축걸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정훈 감독도 "김재범은 자신과 싸움만 남아있다. 경기 당일까지 컨디션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메달 색깔이 결정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역시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왕기춘은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승리를 내줬던 일본의 아키모토 히로유키에 '복수혈전'을 준비한다. 왕기춘을 꺾었던 아키모토는 금메달을 차지했다.

 정훈 감독은 아키모토 공략법에 대해 "서서 하는 기술보다 굳히기가 좋아서 선제공격과 굳히기를 연결해서 역으로 끌고 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한판승 사나이' 최민호(한국마사회)는 16일 예정된 60㎏ 이하급에서 세계선수권대회 1회전 탈락의 아쉬움을 금빛 메치기로 씻겠다는 각오뿐이다.

 한편 지난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노 금메달'의 설움을 겪었던 여자 대표팀은 일본 및 중국과 경쟁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뿐이다.

 여자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서는 김나영은 78㎏ 이하급에서 4년전 도하 대회의 동메달 아쉬움을 달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김나영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정확한 잡기 기술의 보완에 매달렸다.

 또 도하 대회 63㎏ 이하급 은메달리스트인 공자영(포항시청)은 일본의 우에노 요시에(27)가 금메달 사냥의 최고 난적으로 손꼽힌다. 허리채기와 업어치기는 물론 밧다리와 빗당겨치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 우에노와 예선 초반에 만나지 않는 대진운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경량급 간판 정정연(포항시청)도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후쿠미 도모코(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서정복 여자 대표팀 감독은 "남은 기간에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치를 예정이다. 컨디션과 체력 유지에 힘쓰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