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선택한 패션의 '대세'는 검은 정장과 푸른색 넥타이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일모직의 남성 정장 브랜드 갤럭시는 1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 중 양복 정장을 입은 남성 29명의 패션 스타일을 살펴본 결과를 14일 소개했다.
29명 가운데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등 15명이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8명이 진회색 정장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6명은 남색 정장을 선택했다.
격식 있는 회의에서 신뢰감을 주려 많은 정상이 다소 보수적인 검은색이나 진회색 정장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고 갤럭시는 분석했다.
스타일 면에서는 장시간 앉아 진행되는 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정상들 모두 활동성이 강조되는 싱글 브레스티드(앞 여밈이 한 줄로 이루어진 형태) 재킷을 선택했다.
넥타이로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후진타오 중국 주석,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등 15명이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골랐다.
갤럭시는 국제 화합과 협력의 자세를 보여주려 평화를 상징하는 색깔인 푸른색 넥타이를 맨 의도가 엿보인다고 풀이했다.
또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후안 소마비아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등 8명이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로 당당한 이미지를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 나오토 일본 총리 등 8명은 사선 줄무늬 넥타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칼데론 대통령과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등 일부는 노란색 계열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캐머런 총리처럼 트렌디한 보라색 타이를 소화한 정상도 있었다.
한편, 갤럭시 디자이너 3명은 정상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을 '패셔니스타 정상'으로 꼽았다.
디자이너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진회색 정장으로 중후함을 연출하는 동시에 남색 사선 줄무늬 넥타이로 적절한 포인트를 줘 젊은 리더로서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현정 갤럭시 디자인 실장은 "정상들이 회의장에 차례로 등장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제 같은 인상을 풍겼다"며 "패션 폴리틱스(fashion politics)라는 말이 있듯 비디오 시대에 정상들의 패션도 국가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