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인천 시민과 운전자들이 보도와 도로 곳곳에서 장기간 이뤄지는 도로점용공사로 안전을 위협받고 교통 체증을 빚고 있지만 인천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팔짱만 끼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는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듯 보도와 차로를 과도하게 차지한 채 별다른 제약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시작한 '교통소통대책 심의 의무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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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9시30분. 남동구 간석동 주원사거리에서 진행된 '만월산 배수권역 송배수관 정비공사'로 중앙공원길 시청 방면 도로엔 차량이 100m가량 줄을 이어 정체를 빚었다.
우회전 차로를 막아놓고 공사해 시청 방면 직진 차량과 석바위사거리 방면 우회전 차량이 병목 현상을 빚으면서 생긴 일이다.
웨슬리 희망동산(중앙공원) 옆 보행로의 50m가량 구간은 각종 시멘트 구조물을 비롯한 건설 자재로 차 있었다.
하지만 차량 소통을 위한 소통 대책도,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이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길이 막히니 돌아가라'는 작은 안내판만 한 구석에 놓여있을 뿐이었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 시청역사거리 도시철도2호선(212공구) 현장에서 대형 덤프트럭(서울06가××××)이 횡단보도쪽에 뚫린 출입구로 나와 터미널 방향으로 우회전했다. 보행로를 통째로 차지한 공사현장 옆 임시보행로를 따라 횡단보도 방향으로 오는 여중생들이 많았지만, 트럭과 보행자의 안전을 유도하는 인력은 없었다.
남동구 구월동 모래마을사거리에서 남동구청 방향 약 100m 구간에서는 2개 차로를 차지한 채 공사 폐기물 등이 쌓여있어 교통 혼잡을 유발했다. 이곳에는 돌에 구멍을 뚫는 기계인 천공기를 포함해 붉은 벽돌, 교회 간판, 가로등, 쓰레기를 담은 마대자루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모래마을사거리 부근에서 만난 송인애(47·여)씨는 "교통 혼잡을 줄이고 보행자 안전을 해소하는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청 후문에서 만난 김영민(55·개인택시기사)씨는 "어제(15일) 오후 5시 간석사거리에서 모래내시장쪽에 가는 길에 대형 트럭이 차로 하나를 차지하고 물건을 내리고 있어 일대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했다"며 "조금만 배려해주면 되는데, 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도로점용공사란?
도로 일부를 막고 행해지는 상하수도관, 지하철 공사 등을 뜻한다. 2004년부터 서울시는 도로점용공사 허가를 내기 전 '교통소통대책 심의'를 의무화해 시민 피해를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