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육의 본질을 논하는 사람은 참으로 드물다. 대부분 교육의 복지를 얘기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혁신을 한다면서 새로운 교육단지를 만들며 시설을 최고급으로 하고 최첨단 기자재를 쓰고 무상급식을 하면 그것이 혁신교육일까? 교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못 가르치던 선생님이 갑자기 잘 가르치게 될까?
나는 교육경비심의를 하면서 거의 대부분 학교들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이 어학실, 영어체험실, 도서관 구축 등임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어학실에 넣겠다고 1천만원에 달하는 전자칠판도 한결같이 원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전자칠판을 가지고 '쓩쓩 뿅뿅'하면 영어가 될 것 같은가? 영어체험실을 차려 공항도 가보고 햄버거도 사보면 영어가 되는가? 원어민없는 학교가 하나도 없는데 왜 영어는 되지 않을까? 이 모두는 우리의 교육이 본질이 아닌 형식으로만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키워주지 않고 시험 성적 위주의 공부를 아무리 해 봤자 모두들 간단한 영어회화도 못하지 않는가?
지금 당장 학교의 도서관을 가보라. 도서관에는 학생도 없고 책도 없다. 간담회때 학교를 찾아가면 도서를 사달라고 조르는 학교는 별로 없다. 도서관만 치장하면 학부모나 교사들은 아이들이 그냥 책을 읽게 내버려 두는가? '공부하랬더니 책보고 앉아있다'는 말은 대한민국에만 있는 말이다. 실력이 생기기 전에 문제부터 풀어 점수를 올리고 좋은 대학에 가려고 암기식 주입식 교육을 끊임없이 해대어 대학을 나와도 실력이 없는 이 현실을 타파하는게 혁신이다. 혁신교육은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 진정한 실력을 쌓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있어 최초의 학교이자 가장 오랜 시간동안 그들을 돌보는 어머니, 그러나 잘못된 교육 시스템에서 끊임없이 아이의 자유로운 영혼을 파괴시키는 어머니가 바로 혁신의 대상이고 그 다음은 교사이다. 학생은 그 다음이다. 오산시가 계속적인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자발적인 학부모 스터디를 구성, 범시민참여학교로 확대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학부모가 아이의 교육을 위해 뮤지컬을 볼게 아니라 스스로 왜 문화와 예술이 필요한가를 깨우쳐 지역의 문화예술회관을 자주 드나들며 아이를 가르치는 것, 카페에 앉아 아이들 학원 어디가 좋다 나쁘다는 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들 자신의 얘기를 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혁신교육이다. 스파르타식 기숙사에 아이를 넣는 것이 교육이 아님을 일깨워 주는 것이 혁신이다. 어떻게 똑같은 반찬 먹고 똑같은 교사에게 공부하며 똑같은 시설에서 잠자는 시간까지 똑같이 규제하며 내 아이가 특별하기를 바라는가? 아이에게 놀고 생각할 시간을 주고 스스로의 인생을 살게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깨우쳐 주는 것, 학부모와 교사부터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 이해위주로 공부하는 풍토를 가꾸는 것, 그것이 혁신이다. 혁신교육은 많은 예산과 TF팀 구성으로 겉을 치장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거지의 목표는 거지인생의 완전한 탈피가 되어야지 깡통 가진 거지가 꿈이 되면 안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