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임승재기자]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회가 지난 10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위원들은 10월 한 달간 경인일보 인천면에 게재된 기사와 함께 당시 지역 사회의 주요 현안 및 쟁점 사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독자위원회에는 손동혁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소장(위원장), 임종남 엘엔아이소프트 대표, 손도문 비타그룹 대표(건축사), 장동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정책실장 등 4명이 참석했고, 임성훈 사회문화체육부장이 배석했다.
손도문 위원은 인천시가 오래전부터 추진해 온 주요 개발사업을 최근 잇따라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언론의 비판적 시각을 당부했다. 손 위원은 "송영길 시장으로 정권이 바뀌고 윤석윤 전 기획관리실장이 행정부시장으로 부임해 오면서 루원시티와 도화구역 등 모든 개발 프로젝트들이 전면 수정에 들어간 상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관(官)에서 주도해 끌고 온 사업들이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바뀌게 돼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인일보는 '윤석윤 행정부시장… 개발사업·계획 전면수정 예고(1일)', '인천시 대형건설사업 대혼란(25일)', '숭의운동장 도시재생사업 제동(28일)' 제목의 기사 등을 보도했다.
손 위원은 "시가 굵직한 개발사업을 중단하거나 수정하면서 주민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언론이 반대적 시각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법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도권 매립지 관련 보도에 대해선 "좌담회를 하든 논점을 부각시켜 쟁점화시킬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언론에서 방향을 잡고 정리해 줄 수 있는 타이밍에 왔다"고 했다.
장동수 위원은 송 시장의 10대 명문고 육성 정책에 관한 심층 보도를 강조했다.
장 위원은 "지역에서 큰 논란이 벌어질 사안이다"며 "명문고로 선정되지 않은 나머지는 2류, 3류로 등급이 매겨지는 것으로 고교 평준화 정책이 무너지고 학력 격차가 벌어지는 문제점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장 위원은 "10대 명문고 정책은 시민들과의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근형 교육감 인사비리 등 교육청 국감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지속적인 보도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종남 위원은 '美시스코 글로벌R&D센터 송도에(25일)' 제목의 기사 비중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따졌다. 임 위원은 "같은 날 다른 신문과 달리 경인일보는 사실 전달 수준으로 간단히 보도됐다"며 "외국계 유명 대기업이 인천에 투자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의미있는 일이었는데도 사안에 비해 작게 다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은 "인천에 이런 큰 기업들이 들어와야 일자리도 늘고 국내기업도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러 오지 않겠냐"며 "상징적으로도 의미가 충분했다"고 했다.
손동혁 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 관련 보도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손 위원장은 이번 국감에 대해 "싱거웠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국감에서 나오는 질의와 응답을 받아쓰는 수준으로 머무르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생긴 '사람들' 인천면에 대해선 "내용이 조금은 구태의연한 것 같다"며 "여전히 사람들 면에서 유명인이나 행사성 기사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손 위원장은 "가까운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로 특성화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새 인물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달은 민선 5기가 취임 100일을 맞은 달이었다.
장동수 위원은 "지역 언론들이 취임 100일을 돌아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 기사화하기는 했지만 기관에서 내보내는 보도자료 수준의 기사가 많았다"고 했다. 장 위원은 "서해 평화지대, 무상보육과 무상교육,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송영길 시장이 발표한 정책 공약은 홍보 수준에서 그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손동혁 위원장은 "송 시장이 내놓은 정책 과제에 대해 7~8차례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아 보도했고 인천시의회 상임위원장 릴레이 인터뷰도 있어 전반적으로 충실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하지만 생산적인 토론,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은 아쉬웠다"고 했다. 또 "각 기초자치단체장들의 성과와 과제를 실은 인터뷰 기사는 형식적인 내용이 많았고 송 시장의 것과 비교해 빈약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 '평화도시 인천, 가능한가 좌담회(5일)' 기사는 또 다른 프레임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보기 좋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지면에서 현대제철이 동구 지역사회와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봤다는 의견과 기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데스크 칼럼'과 '노트북'이 눈에 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편 공식석상에서 시의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송 시장의 잇단 발언에 대해 임종남 위원은 "도시에 희망이 보여야 사람들도 이사 올 궁리를 하고 기업도 투자할 생각을 하는 것이다"며 "특히 외국기업이 인천에 투자를 결정하기 전 많은 조사를 할 텐데 인천에서 어렵다는 부정적인 얘기만 나오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