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목동훈·추성남기자]북한의 연평도 포격사태 이틀째를 맞아 연평도를 빠져나온 주민들이 인천에 도착하면서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사망자와 부상 장병들이 있는 국군 수도병원에는 애도의 발걸음이 이어진 가운데 유가족들이 명확한 사망원인을 밝혀달라며 장례절차 논의를 거부하는 안타까운 모습도 연출됐다.
○…24일 연평도를 빠져나와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한 연평중학교 학생들은 포탄이 쏟아지던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 체육복 차림으로 피신해온 연평중 2학년 이가영(15)양은 "체육수업을 받기위해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막 운동장으로 나가던 중 앞산에 포탄이 떨어져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며 "처음에는 사격훈련인줄 알았는데 유리창이 깨지고 정전이 되자 선생님이 방공호로 가라고 해 정신없이 피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
방혜수(15)양은 "대피소로 대피한 후 대부분의 아이들은 포 소리에 놀라 귀를 틀어막고 펑펑 울었다"며 "대피소 안에도 화약 냄새가 가득 차 아이들이 콜록거리며 코를 막았다"고 두려웠던 당시를 회상.
○…인천시교육청은 연평도에서 나온 학생들을 임시거주지와 가까운 초·중·고에 배치하기로 결정. 시교육청은 이날 연평초중고등학교 학생 120여명을 임시수용시설(인스파월드)과 가까운 신선초, 신흥중, 신흥여중, 인천정보산업고에 분산 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
인천지역 내 친인척 집에서 머물 학생들에 대해선, 인근 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 시교육청은 지난 23일 서해 5도서에 있는 학교 11곳에 대해 무기한 휴업 조치를 내린 상황.
○…북한의 연평도 무력 도발로 전사한 해병대 고 서정우(22) 하사와 문광욱(20) 일병의 유족들은 군이 명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전까지 장례절차를 논의하지 않겠다며 반발하다 이날 밤 늦게 장례절차에 합의. 서 하사의 작은아버지 서평일(49)씨는 "군으로부터 전사자들의 사망 원인 등 유족들의 의문점에 대해 성의있는 답변을 들었다"며 "고인들의 숭고한 희생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다는 군을 믿고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 전사자들의 장례식은 오는 27일 해병대장으로 치른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착될 예정.
○…북한군의 도발 소식이 전해진 안성시 삼죽면의 새터민(탈북자) 교육기관 하나원은 술렁이는 분위기. 490여명의 교육생이 사회적응 교육과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하나원은 23일 저녁부터 퇴근을 하지 못한채 비상대기하고 있는 상황.
24일은 평소대로 오전 9시부터 교육을 진행했으나, 교육생들은 틈나는대로 삼삼오오 모여 전해들은 뉴스를 전하는 등 불안해하는 모습. 하나원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안 좋을 경우 교육생들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이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전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