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안보.경제 점검회의를 열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사의 교전규칙이 1953년 제정된 지 57년만에 전면 개정된다.

 정부는 25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김황식 국무총리 등 안보, 경제분야 장관과 청와대 참모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긴급 안보경제점검회의에서 교전규칙을 개정,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토록 하고 민간공격 때는 대응수준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3일 북한은 연평도에 콘크리트를 관통하고 화염을 발생시키는 특수포탄을발사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군은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 도서에는 K-9 자주포를 증강하고 정밀타격유도무기, 무인항공기(UAV)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7) 등의 전력을 대폭 보강키로 했다.

 국회는 북한 무력도발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북한은 유엔군사령부가제의한 장성급회담을 거부했다.

   ◇ '민간인 공격' 대응 교전규칙 보완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현행 '정전시 교전규칙'은 군인과 군인, 군대와 군대간의 충돌시 확전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작전예규와 같다"면서 "민간인이공격받았을 때 적용하는 교전규칙이 없어 이를 포함하는 내용으로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민간인을 공격하는 북한군에 즉각 대응 발포하거나, 민가를 폭격할 때 동일한 수준의 무기로 응징하는 내용들이 개정안에 포함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합참은 유엔군사령부 및 한미연합사령부와 교전규칙 개정을 위한 협의에 곧 착수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25일 오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해병대 故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지난 23일 합참 군사지휘본부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화상전화로연결된 월터 샤프 유엔군사령관에게 교전규칙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이에 샤프사령관은 한국측의 협의 요청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교전규칙에 대응수준을 명확하게 명시하고, 필요시 전투기를 이용한 공중폭격도 가능한 내용을 포함한 적극적인 수준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김황식 국무총리 등 안보,경제 분야 장관과 청와대 참모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긴급 안보경제점검회의에서 교전규칙을 전면 개정,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토록 하고 민간공격때는 대응수준을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 북, 연평도에 콘크리관통.화염발생 특수포탄 발사
 
 북한은 지난 23일 연평도에 콘크리트를 관통하고 화재를 일으키는 특수 폭탄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폭탄은 북한이 개발해 1985년부터 실전배치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군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연평도에 발사한 포탄을 수거해 1차 분석한 결과 콘크리트를 관통하고 화염효과를 극대화하는 특수폭탄의 일종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폭탄은 폭발 때 고열과 고압으로 인명을 살상하고 콘크리트 시설을 파괴하는 효과가있다"고 밝혔다.

 군당국은 연평도에서 북한이 발사한 이 포탄의 불발탄 20여발을 수거해 정밀 분석 중이며, 북한이 1985년부터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군, 서북도서 전력 보강
  

▲ 지난 23일 오후 해병대 연평부대 K-9 진지에서 한 해병대원이 북한의 기습적인 포탄 공격에 긴급 대응 사격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경제점검회의에서 "이번과 같은 북한의 도발은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특히 서해지역의 실질적인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또 다른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는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서해 5도와 같은 취약지는 국지전과 비대칭 전력에 대비해 세계최고의 장비를 갖춰 철저하게 대응하라"고 말했다.

 군당국은 이와 관련, 서북도서 지역의 대대적 전력증강을 위한 예산 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와 방위사업청이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 보고한 '서북도서 전력보강 계획'을 통해 약 2천636억원의 내년도 예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우선 북한의 해안포 포격에 대응사격에 나섰던 K-9 자주포를 00문 배치할 수 있는 예산 약 820억원을 요청했다. 군은 현재 K-9 자주포 6문이 배치된 연평도에00문을 추가 배치하고 백령도에도 새롭게 K-9 자주포 0문을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정밀타격유도무기를 도입하기 위한 예산 560억원도 요청했다.

 군은 또 북한의 1차 포격 때 연평도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대포병레이더(AN/TPQ-37)를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하기 위해 371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방침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대포병레이더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음향탐지레이더를 도입하기 위한 예산도 요청했다. 대포병레이더는 직선으로 날아오는 북한 해안포는 탐지하지 못하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전술비행선, 해군운용 UAV(무인항공기) 성능개량 그리고 K-55 자주포성능개량 등을 위한 예산도 군은 요구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안보.경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포병레이더 오작동, K-9 절반만 작동

 지난 23일 오후 북한의 포격 도발 때 연평도에 배치된 대포병레이더(AN/TPQ-37)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격 원점을 타격하는데 애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1차 포격(150여발) 때 대포병레이더(AN/TPQ-37)의 오작동으로 포탄이 날아오는 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개머리와 무도 진지에서 동시에 사격했는데도 14시47분부터시작된 우리측의 대응사격(50발)은 좌표가 미리 입력된 무도로만 향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1차 포격 때는 대포병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2차 포격 때는 대포병레이더가 작동해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가 날아오고 있음을 탐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시12분부터 시작된 2차 대응사격 때는 개머리 진지에 30발을 발사했다.

 최초 대응사격 때 해병대 연평부대의 K-9 자주포가 6문 중 3문만 작동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연평부대는 북한의 포격으로 사격통제장치에 기능장애가 발생했던 1문을 오후 3시6분에 긴급히 수리해 대응사격에 가담시켰다.

 오후 2시47분부터 59분까지 황해남도 강령군 무도 쪽을 향해 최초로 30발을 발사할 때까지는 K-9은 3문밖에 작동하지 않았다.

▲ 4일 손학규 민주당대표가 연평부대 k-9 자주포대를 방문해 북한의 포격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북한의 포격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에 선명하게 포탄자국과 북한 포탄의 파편이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회, 무력도발 규탄결의안 채택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행위를 강력 규탄하는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재석 의원 271명 가운데 찬성 261표, 반대 1표, 기권 9표로 가결됐다.

 결의안은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사격 행위를 남북기본합의서와 정전협정, 유엔헌장을 위반한 '무력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북한에 침략행위 중단과 사죄, 재발방지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 현인택 통일, 이귀남 법무, 맹형규 행정안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해안포 도발로 전사한 서정우(22) 하사와 문광욱(20) 일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한 전화통화를 갖고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앞으로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또 두 장관은 이달 말 개최되는 한미연합훈련은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최근 정세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한 가운데 서해에서진행되는 연합훈련에 대해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보고 있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유관 각측이 더욱 긴장완화에 유리하고 한반도 평화에 유리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유엔군사령부가 제의한 '유엔사-북한군간 장성급회담'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