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연평도 포사격으로 인천내륙에 피란 나온 연평도 주민들이 25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송영길 인천시장과의 대화'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경인일보=목동훈·김민재기자]인천 연평도 피란 주민들은 이주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인천시와 옹진군에 촉구했다. 또 의식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당장 생활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25일 '송영길 시장과의 대화'에서 이주 대책 마련, 생활비 지원, 생업 피해 보상 등을 바랐다. 간담회는 옹진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강명성씨는 "주민들의 70~80%가 육지로 이주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같이 일하는 동료가 죽었는지도 모르고 섬에서 나왔다"며 "연평도 주민이 이재민이냐 피란민이냐, 정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고 물었다. 또 "집도 없고 일자리도 없다"며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대책을 세워 달라"고 했다.

백군식씨는 "주민들은 60년 전부터 해전이 일어나도 동요하지 않았다"며 "근데 이번에 직격탄을 맞고 보니까 이제는 여기서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연평도에) 집을 지어줘도 살 수가 없다"고 했다. 구정순(여)씨는 "지금 방공호 확충이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가 연평도로 안 갈 것인데 방공호가 무슨 필요가 있냐"고 했다. 또 "생계가 문제다. 방공호는 나중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업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도 있었다. 최영아(여)씨는 "어민들이 손해를 본 것은 누가 보상하냐"며 "선원이 다 나가고 없다. 죽기 싫어 연평도로 들어오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60여명의 연평도 주민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연평주민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인천시와 이주 대책 마련 등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