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대욱 (前 경기도박물관장)
[경인일보=]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나라의 많은 책을 간직하여 두었던 서고(書庫)가 장서각(藏書閣)으로 대변되고 있다. 조선왕조 세종 때는 집현전, 세조 때는 홍문관, 수원화성시대를 연 정조 때는 규장각(奎章閣), 고종시대인 1911년에는 장서각으로 도서관(圖書館)의 의미를 오늘에 전해주고 있다. 수원의 현대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도서관, 그것은 중앙도서관, 선경도서관으로 어제와 오늘을 일깨우는 수원시민과 학생들을 위한 문화의 보고로서 그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할 것이다.

역사의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정신문화의 버팀목이 도서다. 중국의 한(漢)나라 때 사마천(司馬遷)이 저술한 역사서 사기열전(史記列傳)은 중국의 고대 인물들을 다룬 개인의 전기(傳記)다.

1592년(선조25) 일본의 침략으로 7년의 전화를 치러야했던 임진왜란 때의 일이다. 국가기록도서인 왕조실록과 도서를 보관했던 곳은 도성의 춘추관, 충주사고, 성주사고, 전주사고로 분실방지를 위해 분산보관하는 것이 국가시책이었다.

국가변란시나 전쟁 때 먼저 소실됐던 기록문서의 수난이 말해주듯 전란 후에는 4부를 증간, 태백산, 오대산, 묘향산 사고와 춘추관에 분산 보존하였으나 구본은 마리산사고에서 정족산 사고를 거쳐 현재는 서울대 규장각에 보존되어있고 묘향산 사고는 폐지, 무주의 적상산사고로 이전보존하였다가 현재는 구황실문고에 있고, 태백산사고의 도서도 지금은 규장각에 있고, 오대산사고는 일제강점기 동경대학으로 옮겨져 1923년 동경 대지진때 소실되었다.

수원의 장서각은 수원시립 중앙도서관, 선경도서관이다. 중앙도서관은 1979년 중앙일보, 동양방송에서 착공, 1980년 수원시에 기증하여 개관한 도서관이다. 수원시민의 정서함양, 지식수준향상, 정보서비스기관으로서 1일 이용객수 1천200여명, 1일 대출권수 600권, 총 장서보유량 18만5천권이다. 선경도서관은 1991년 선경그룹에서 수원시에 부지를 기증, 도서관을 건축하여 1994년 수원시에 기부채납, 1995년에 개관한 도서관이다. 1일 이용객 3천여명, 1일 대출건수 1천200권, 1일 자료실 이용객 2천300여명, 총 장서보유량 37만권을 갖춘 도서관이다.

뿐만 아니라, 선경도서관 1층에는 2001년 6월 개관한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이 자리잡고 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은 경기도내 160여 공공도서관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경기도 모든 도서관의 소장 도서를 한번에 검색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자책 2만여권을 서비스하고 있다. 1일 평균 1만6천여명이 온라인을 통해 방문하고, 2천여권의 전자책을 대출한다.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컴퓨터, 디지털 시대의 문화생활, 네트워크화한 정보화 사회를 상징하는 것이 사이버도서관의 역할이다. 수원도서관의 금상첨화,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은 디지털 시대의 원문구축은 물론 인터넷으로 역사·문화를 비롯한 각 분야의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최첨단 도서관의 상징이다.

수원시를 대각선으로 그 웅자를 자랑하는 남쪽의 중앙도서관, 북쪽의 선경도서관은 팔달산 자락에서 어제와 오늘을 일깨우고 있는 수원시민의 역사와 문화지식의 보고다. 수원시민과 학생, 분야별 전문가의 문화의 전당, 현대판 수원시 규장각의 운영이 활성화 되어야 하는 현실이다. 수원시민의 문화 자존심이 바로 수원의 장서각 도서관의 역할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