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해 (수원보훈지청 보훈과)
[경인일보=]11월의 마지막 주가 되었다.

거리를 거닐다보면 벌써부터 화려하게 빛나는 조명으로 치장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눈에 띈다. 가을의 막바지 11월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보훈처의 11월은 정부기념일인 '순국선열의 날(11.17)'이 속한 달로 이와 관련된 여러가지 기념행사가 많아 분주한 달 중 하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기념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지나쳤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난 17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중앙 기념식을 비롯하여 이 날을 전후하여 각 지역의 지자체 및 민간단체에서 위령제, 추모제, 학술회의 등 많은 계기행사들이 있었다. 지난 20일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하여 용인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여 용인 소재 강남대학교에서 개최된 '용인출신 독립운동가 선양 학술회의'에 다녀왔다. 이 날의 발표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은 용인지역 출신 항일독립운동가인 '오의선, 남정각' 선생의 활동상을 조명하는 것이었다. 오의선 선생은 일본에서 수학 후 중국으로 건너가 활약한 독립운동가로 1919년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원과 대한적십자회 상의원으로 선출되어 활동, 국내로 들어와 군자금 모금에도 관여하다 1931년 체포되어 옥사했으며, 198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고, 남정각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활동한 독립운동가로 1919년 경기도 수원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하였고 의열단(義烈團)에서 항일 활동을 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으며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수여되었다고 한다.

부끄럽지만, 나에게 오의선 선생이나 남정각 선생은 이름조차 너무도 낯선 인물들이었다. 건국훈장 독립장이면 3등급 훈장으로 건국훈장 중에서도 높은 등급에 속하며, 이러한 훈장이 추서되었다는 것은 그분들의 공적이 조사되어 밝혀졌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나는 이분들의 이름조차 낯설다니…. 오늘을 있게 한 순국선열들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다는 생각에 죄송스러운 마음에 고개가 떨궈지는 하루였다. 한번의 청강으로 모든 내용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이 날의 행사에 참석하였기에 최소한 우리 선열의 함자는 하나 알게 되었으니 뜻있는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독립운동 관련 학술회의가 계속된다. 우리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이러한 학술회의에 참석하여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해의 마지막 달 바로 전달인 11월은 연말 분위기로 들뜨는 12월에 비해 너무도 잔잔한 달이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광주학생독립운동(11.3), 의열단 조직(11.9), 순국선열의 날(11.17), 을사늑약(11.17), 독립문 건립(11.20) 등 그 옛날의 11월은 이 얼마나 역동적이었던가.

특히 1919년 11월 9일 만주 지린성에서 의열단이 조직되었다. 의열이란 생사를 돌보지 않는 정신아래 행동의 의로움과 그 행위에 뒤따르는 희생의 장렬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로운 일을 맹렬히 실행'하자는 취지에서 조직 명칭이 지어졌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순국선열의 날을 잘 몰랐다면 11월이 가기 전, 조국수호를 위해 일신을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