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연평도/임승재기자]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난 4일 연평도를 방문해 현지에 남아 있는 주민들과 처음으로 간담회를 가졌다. 연평면사무소에 송 시장이 와 있다는 소식에 7~8명의 주민들이 면사무소로 몰려오면서 예정에 없던 간담회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이날 주민들은 육지로 피란 간 주민들이 안심하고 돌아와야 연평도도 옛 모습을 빨리 되찾지 않겠냐며 송 시장에게 조속한 피해 복구를 촉구했다.

주민 박진국씨는 이 자리에서 "여기 있는 주민들은 꿋꿋이 연평도를 지켰다"며 "이것도 나라를 위하는 애국인데 섬을 지키고 있는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다"며 목청을 높였다. 박씨는 "여기 있는 주민들이 편안하게 살 분위기가 마련돼야 밖에 나가 있는 주민들도 안심하고 돌아오지 않겠냐"면서 그동안 쌓인 불만을 털어놓았다. 정창권씨는 "현지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눈물겨운 삶을 살고 있다"며 "피해 조사가 안돼 집안 정리는커녕 밥도 제대로 못해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섬으로 돌아온 사람들도 어쩔 수 없어 다음날 바로 나간다"며 "피해복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옥씨도 "연로한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여기 남아있는 사람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일러 기름부터 일단 채워달라"고 요구했다.

바다에 깔아놓은 어구가 걱정돼 며칠 전 섬으로 다시 돌아온 서경원씨는 "선원들은 타 지역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다 보니 찜질방에 있는 대책위에서는 제대로 취급도 못받고 있다"고 전했다.

송 시장은 "박진국씨 말씀대로 고향을 지키는 것이 애국이다. 여기 계신 주민들에게 인센티브를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소외를 당하게 해 송구스럽다"면서 "피해복구 전담반 직원들을 교대로 현지에 파견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송 시장은 간담회에 이어 마을 곳곳을 둘러보면서 "대책위와 협의해 연평종합운동장 주변 공터에 이주단지인 평화마을을 조성한 뒤 이를 전 세계에 알려 북이 다시는 추가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면서 "북의 도발로 피해를 입은 민가는 현장을 잘 보존해 안보 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인 희생자를 위한 추모비를 세우겠다"며 "국민들이 연평도를 찾을 때마다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