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청 정문앞에서 권선3지구 철거민들이 천막을 설치하고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권선3지구 철거민 3가구 11명이 지난달 23일부터 14일째 수원시청 정문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중부지방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7일 오전에도 이들은 비닐천막과 이동식 난로 등에 의지해 추위를 버티며 철거민 대책을 요구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경기도시공사가 세입자 이주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지난달 15일 주거공간을 강제로 철거했다"며 "경기도시공사의 비열한 강제철거와 수원시의 무관심에 항의하기 위해 시청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1997년 10월부터 추진된 권선3지구(면적 48만5천㎡, 3천416가구) 택지개발 당시 해당 지역에서 거주하던 세입자들로 그동안 경기도시공사가 마련한 세입자 임시이주단지에서 거주하던 23가구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주민들이다.

 주민들과 경기도시공사는 그동안 전세임대주택 제공, 이주대책비 및 위로금 지급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되자 경기도시공사는 지난달 15일 법원의 허가를받아 임시이주단지내 건물을 철거했다.

 주민들은 "경기도시공사가 용역을 동원해 갑자기 이주단지를 철거하는 바람에 입은 옷 한 벌을 제외하고 모든 살림살이를 강제 집행당했다"며 "경기도시공사가 제시한 5년후 공공임대주택은 철거민 형편에서 수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임대주택을 알선하고 주거이전비와 이사비 등을 지원해 20가구가 이주했다"며 "그러나 이들은 과도한 위로금과 수용 불가능한 요구조건을 내걸며 자진퇴거를 거부해 임시이주단지를 철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시공사는 철거민들 임시수용단지 부지 4천555㎡에 내년 6월말까지 어린이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