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환경미화원이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의 한 마을 공터에 버려진 불법 쓰레기들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다. 성남/추성남기자 reporchu@kyeongin.com

[경인일보=성남/배상록·추성남기자]3천474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이 조성되는 성남 여수지구가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2시께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449 일대.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사업 구역으로 편입된 이 지역은 2006년부터 보상이 실시돼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다른 곳으로 떠났지만 빈 집에 대한 관리소홀로 각종 쓰레기가 넘쳐나고 일부 청소년들의 비행공간으로 사용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이 밭으로 이용했던 땅에는 페트병과 음식물 등의 생활쓰레기가 가득했고 인근 공터에는 버려진 차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바로 앞 왕복 2차로 도로에는 소파와 TV, 가구 등 대형 폐기물들이 나뒹굴고, 비닐이 뜯겨진 비닐하우스 안에는 불을 피웠던 흔적들과 맥주캔, 담배꽁초 등이 버려져 있어 누군가 머물렀음을 짐작케 했다.

비슷한 시간 또 다른 사업구역인 중원구 성남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업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용역을 통해 관리하고 있지만 암묵적으로 진행되는 불법쓰레기 투기를 잡기엔 역부족이다.

이처럼 두 지역이 생활쓰레기 등으로 악취가 진동하며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시와 LH는 서로 관리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하대원동의 한 주민은 "언제부턴가 주민들이 떠나고 빈 집이 생겨나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특히 날이 추워지면서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을 피우고 술까지 마시면서 해가 지면 주민들이 외출을 꺼리는 등 치안에도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초 지난달 해당지역을 철거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이주대책을 마련치 못한 세입자들이 민원을 제기해 올 겨울에는 사실상 철거가 어려운 상태"라며 "사업지구내 불법쓰레기 투기 등 주민불편 사항에 대해서는 LH에 철저한 관리를 요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LH 관계자는 "지난 2008년부터 경비용역을 발주해 관리하고 있지만 전체 사업지구가 89만㎡로 방대해 어려움이 있다"며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내년 초부터 하대원동을 시작으로 철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