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우 (재능대학 총장)
[경인일보=]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의 공약내용을 살펴보면 예전과는 달리 교육에 관한 내용들이 많았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획기적인 예산 투입, 학교 폭력, 사교육, 준비물 부담 없는 3무 학교 만들기, 양질의 방과 후 학교 운영 및 1인 1기 교육 지원, 노후 책걸상과 화장실 완전 교체, 교육 기자재 확충 및 원어민교사 지원 등 학교 인프라 개선,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 초등학교 등하교 안전시스템 구축 등 내용이 다양했고 언뜻 보면 교육감후보들의 공약과 구분이 잘되지 않는 내용들도 있었다. 인천광역시의 송영길 시장도 교육과 관련하여 교육지원예산 1조원시대와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공약으로 내세웠었고 얼마전에는 시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 추진을 발표하였다.

일반 행정과 분리된 교육청이 독립기관으로 운영되고 교육에 관한 사무는 교육감이 관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지역주민들 중에는 이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교육자치영역에서는 생각하기에 따라 고마움에 앞서 오히려 긴장할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어쩌면 자신들의 영역이 침범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것도 요즈음 교육계를 둘러싼 환경변화 중 하나다.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서 시·도지사의 직무범위·권한·위상 등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성공하는 시장 또는 지사가 되고 재선과 더 넓은 정치적 미래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주민 서비스의 폭을 확대하고 질을 향상시키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시·도지사가 중점을 두어야 할 일들 중에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주민복지의 향상 부문에 못지않게 교육서비스의 증진이 중요한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자치를 지방자치와 분리하여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운영되어 왔으며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두 영역의 관계성은 보다 더 깊어지고 시·도지사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교육영역에 대한 역할은 더욱 증대되었다. 제도적으로는 지방광역의회와 분리 운영되었던 교육위원회는 폐지되어 새로운 지방광역의회로 일원화되었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교육부문에 대한 지원과 집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관련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하고 조직구조를 개편하거나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도의 재정형편과 시·도지사의 교육에 관한 관심 정도 등에 따라 행·재정 지원과 협력의 정도에 있어 지역간 적지 않은 편차가 있는 실정이다.

지역주민의 교육에 대한 열망과 욕구는 시대상황에 따라 뜨거울 수밖에 없다. 과거에 비해 교육의 기회는 넓어지고 교육여건도 크게 개선되었으나 지역교육부문에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과제들 중에는 교육감을 중심으로 한 교육자치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제는 지역내 각 부문의 구성요소들이 힘을 모아 함께 풀어가야 한다. 지방화시대에서 그 중심 역할을 시·도지사가 해야 한다.

지방자치시대에서 광역자치단체는 하나의 작은 국가처럼 광범위한 분야의 일들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도지사는 선진국의 경우처럼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선으로 임명되던 때와는 달리 선출직인 지금은 역할과 위상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과 소신에 의해 얼마든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고 그 결과는 다음 선거를 통해 평가받게 된다. 지혜와 능력을 고루 갖춘 시·도지사는 남 다른 직무자세와 서비스의 결과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최선의 봉사를 하고 정치적으로 더 큰 꿈을 키우기 위한 도약의 발판과 경험 축적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지역의 젊은 시장이 열정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을 동북아 최고의 핵심도시로 또 선진화된 교육도시로 발전시키고 지역주민에게 전국 최고 수준의 행복지수를 안겨주는 시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교육시장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