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연평도/정운기자]북한군의 기습 포격으로 섬을 떠나 인천으로 대피한 연평도 주민들의 피란생활이 23일로 1개월째를 맞는다. 주민들이 요구한 대로 인천 시내 찜질방에서 김포 아파트로 임시거처를 옮기는 문제는 해결됐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한 주민 대피책 마련과 연평도 현지 복구, 생계 피해 보상 등 앞으로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 연평도 탈출에서 김포 아파트 이주까지=북한군은 지난달 23일 오후 2시34분께부터 1시간가량 서해 개머리 해안포 기지에서 연평도를 향해 해안포 등 170여발을 발사했다.
북측 도발로 남측 군인과 민간인 4명이 숨졌고 연평도 가옥 수십채가 불에 타거나 파손됐다.
포격 직후 주민들은 개인 어선과 여객선, 함정에 나눠 타고 도망치듯 섬을 떠났다.
선박을 타고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한 주민들은 인천 등지 연고지와 찜질방, 모텔 등으로 분산됐다. 이 중 수백명은 인천시가 임시거처로 확보해 놓은 시내 한 대형 찜질방에 머물며 본격적인 '피란생활'을 시작했다.
피란민들은 시에 영구적인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이주지 물색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면서 찜질방 생활은 27일간이나 이어졌다.
연평도 주민 1천46명은 지난 19일 찜질방을 떠나 경기도 김포시 양곡지구의 LH아파트로 이주했다.
한편, 연평도 피란민을 돕기 위한 각계 온정도 꾸준히 이어졌다. 옹진군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접수한 구호금은 24억여원에 달했고 구호품은 12만여점에 이르렀다. 찜질방에서 배식, 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친 단체만도 48개, 2천26명으로 기록됐다.
■ 향후 과제는= 앞으로 '제2의 연평도 사태' 발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피란민 지원을 위한 매뉴얼이나 기반시설이 전무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이 내륙으로 대피하지 않고 섬에 남는다고 해도 문제는 심각하다.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의 주민 대피시설 57%가 노후돼 대피소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평도 피란민들은 제2의 임시거처에서 새 생활을 시작했지만 대부분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이다.
연평도 현지 복구와 정주여건 마련, 생업 피해 보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인천시의 역할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27일만에 찜질방 벗어났지만…"
연평도 주민들 피란생활 1개월… 임시거처서 새 출발 끝나지 않은 불안
입력 2010-12-2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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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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