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NH농협 2010~2011 V리그는 '영원한 강자도 없고 약자도 없는 스포츠의 세계'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우승의 갈증에 목말랐던 대한항공과 LIG손해보험이 현재 1, 2위를 달리고 있고 영원한 강자 삼성화재의 부진과 현대캐피탈의 불안한 출발이 배구팬들에게 흥미를 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젊은 팀 우리캐피탈의 2승, 상무 신협의 작은 반란과 함께 KEPCO45의 향상된 전력이 매 경기 승부를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초반 분석 결과 출발이 좋은 대한항공은 안정된 수비력과 모든 포지션의 고른 활약을 꼽을 수 있다.

김학민이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자리를 이동했지만 잘 적응하고 있고 곽승석의 수비력, 돌아온 이영택의 부활, 외국인 선수 에반의 활약, 세터 한선수의 경기운영 능력향상 등 전년 시즌과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상승 효과를 기록하고 있다.

3승의 LIG손해보험은 이경수, 김요한, 페피치의 삼각편대의 강력한 화력이 돋보인다. 우리캐피탈 역시 젊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감독과 선수 모두가 해보자는 투지가 좋다.

반면 KEPCO45는 프로 출범 이후 선수 구성면에서 가장 좋은 시즌을 맞고 있지만 부정확한 공격력은 상위권 팀에 비해서는 아쉽다.

예상 외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부터 문성민의 출장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태세다. 문제는 삼성화재다.

석진욱이 십자인대 수술로 이번 시즌을 접으면서 리시브의 성공률이 저하됐고 세트 플레이 확률이 적어지면서 수비 불안과 리베로 여오현의 가치까지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세터 유광우의 부진으로 조직력이 와해 된 느낌이고 4번의 우승으로 우수 신인 영입에 실패하며 세대 교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잘 달리는 선두권에서도 늘 슬럼프는 있을 수 있다. 장기적인 리그 운영에서 필연적으로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장애물은 선수들의 부상이 될 수 있고, 컨디션 저하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심리적 자만도 있다. 위기를 만나면 극복하려는 의지가 유발되고, 여유가 있으면 자만에 빠질 수 있는 것이 스포츠의 심리다. 항상 위기의식을 놓지 않고 철저하게 대비하는 팀만이 정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