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파주/이종태기자]소외 이웃을 위해 3천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증하고도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끝까지 원치않은 무명의 천사 기업인이 있어 화제다.
23일 파주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구제역 방역으로 정신이 없는 문산읍에 LCD TV를 비롯해 컴퓨터, 쌀, 식료품, 과일, 과자 등 각양각색의 물품을 가득 실은 1t 트럭 2대가 주차장에 들어섰다.
차량을 몰고 온 사람은 황수진 읍장에게 아동센터, 장애인시설, 한부모 가정 등 소외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면서 3천2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증하고 돌아섰다.
황 읍장이 황급히 가로 막고 내부 자료용이라며 사진 촬영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이 기업인은 기업명이나 대표자 이름을 절대 밝히지 말고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는 주문과 함께 사진 촬영도 거부한 채 주차장을 빠져 나갔다.
대부분의 기업이 연말 이웃돕기 성금이나 물품을 전달하면서 자사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제품 홍보 등을 위해 회사 이름을 밝히는 것이 상례이고 보면 이 기업인은 분명 이름없는 천사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문산읍이 이후 탐문해 본 결과 이 천사 기업은 부산에 본사를 둔 컴퓨터 주변기기 생산업체로, 현재 문산 선유리 산업단지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황수진 읍장은 "기업이 거액의 이웃돕기 물품을 전달하면서 한사코 이름을 감추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인데 문산에 이런 천사 기업인이 있었다"며 "기부물품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장애인시설과 아동센터, 한부모 가정 등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