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전날인 24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과 남부내륙지방에 내려진 한파특보가 26일까지 이어지면서 전국에 한파 피해가 속출했다.

 25일 자정부터 26일 오전 5시까지 서울서만 수도계량기 566개가 동파됐으며, 강원은 24~26일 74개, 인천은 25일 하루 수도계량기 123개가 동파되는 등 전국의 수도계량기가 동장군의 위세에 얼어붙었다.

 추위로 차량용 축전지가 방전되거나 LPG(액화프로판가스) 차의 연료가 얼어붙어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도 속출했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26일 전국에서 자동차 고장 신고 1만5천97 건이 접수됐고, 이 중 약 65%인 9천897천 건이 한파로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전열기구 과열로 일가족이 사상하고 술에 취한 채 건물 밖에서 잠을 자다 동사하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성탄절 당일인 25일 오후 1시25분께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택 지하방에서 불이나 양모(26·여)씨가 숨지고 두살, 네살 난 아들 둘이 연기를 들이마셔 의식을 잃었다.

 또 이날 오전 11시께 경남 김해시 진례면의 한 감 농장에서 이모(6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검안결과 이씨의 사인은 저체온증이었으며, 발견 당시 이씨의 시신 옆에는 빈 소주병이 놓여 있었다.

 추위와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자 산불 피해도 이어졌다.

 26일 정오께 부산 해운대구 장산에서 불이나 임야 300여㎡를 태우고 1시간여 만에 꺼졌으며, 24일 오후 10시50분께 경남 고성군 장군산 3부 능선에서 불이 나 임야약 3천㎡를 태웠다.

 가축의 동사를 막으려고 전열기구를 사용하다 축사가 불에 타는 사고도 잇따랐다.

 25일 오후 1시5분께 경남 의령군의 메추리 사육농장에서 불이나 메추리 6만여 마리와 축사가 불에 탔으며, 같은 날 오전 1시20분께 충남 천안군의 한 돼지 축사 보온등에서 시작된 불이 축사 전체로 옮아붙어 돼지 450여 마리가 죽었다.

 24일에는 한국씨티은행 인천 전산센터의 냉각기가 동파돼 당일 오전 11시께부터씨티은행 주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씨티은행은 26일 오후가 돼서야 피해복구를 마치고 모든 서비스를 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