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북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군위군 구제역 방역을 관리하는 김운찬 농정과장(54)이 최근 얼굴 근육 마비 증상과 함께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 과장은 작년 11월부터 공공비축미 매입현장에서 미곡매입을 지휘한데 이어 같은 달 말부터 가까운 시ㆍ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휴식 없이 연일 근무하다 피로가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령군 고령보건소에 근무하는 곽석순(46.여.7급)씨는 지난 4일 오후 쓰러져병원으로 옮겼으나 4일째 의식불명 상태이다.
곽씨는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야근과 새벽근무를 해 왔으며 지난 3일 야근 도중폭설로 인해 귀가하기 못했고 다음날 제설작업을 하고 갑자기 쓰러졌다.
고령군보건소는 "곽씨가 쌓인 피로를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며 "지방공무원으로임용돼 24년간 근무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앞서 구랍 28일 오후에는 경북 영양군 입안면 신구리 구제역 방역초소에서 1t 트럭을 몰고 제설작업을 하던 군청 직원 김경선(당시 37세)씨가 얼어붙은 노면에 트럭이 뒤집히는 사고로 숨을 거뒀다.
지난 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김씨에 대해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1일에는 경북 안동시 녹전면의 구제역 방역초소에서 밤샘 근무를 하던 안동시 공무원 금찬수(당시 50세)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다 같은 달 7일 숨졌다.
지난 3일 오후 경북 영천시 임고면의 돼지농가 살처분 현장에서 매몰작업을 하던 영천시 공무원 이모(47)씨는 구덩이에 떨어져 오른쪽 다리인대 2개가 파열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밖에 구제역 관련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업무에 복귀한 뒤에도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호소하는 등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구제역 발생 초기 살처분작업에 동원됐던 경북도청의 과장급 직원 A씨는 "구제역 살처분 작업을 처음 해본데다가 죄없는 소와 돼지를 살처분하고 매몰하는 과정에서 지켜본 광경들이 지금도 떠오른다"며 "동료직원들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