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수원기상대장)
[경인일보=]해마다 되풀이되는 계절 현상이지만 이번 겨울은 예전과 같지 않다고 모두들 말한다. 그동안 줄기차게 거론되던 지구온난화가 실종되지 않았나하는 보도가 나오고 이런 추위가 계속되면 지구온난화나 기후 변화의 이론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질 것 같다. 최근 우리가 맞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추위와 폭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때 정상적인 현상이다. 왜냐 하면 사람의 피부는 오래된 과거의 추위를 잘 기억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작년 이맘때의 날씨가 지금과 같은 경향으로 진행되었다고 치더라도 우리는 지금이 더 춥다고 느낀다. 절기상으로 소한과 대한 사이에 들어있는 요즘은 한겨울의 중간에 들어있어 추운 것이 당연하다. 근대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중부지방의 가장 추웠던 기록은 1981년 1월 5일 양평에서 최저기온이 영하 32.6℃를 나타냈고 같은 날 수원 영하 24.8℃, 이천 영하 26.5℃, 강화 영하 22.5℃로 가게의 소주병이 얼어터지는 등 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그 당시 상층 대기에 강력한 한기의 핵이 머물면서 지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수원지방의 경우 추위와 관련된 과거 기후자료(1981~2010년)를 조사해 보면 가장 강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12월 중순이며, 최저기온이 가장 낮은 시기는 1월 하순과 2월 상순 초반 사이다. 속담에 '소한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왔다가 얼어 죽었다'라는 말과 함께 최저기온 극값 1~4위가 소한을 전후하여 나타났다. 과연 소한 추위가 가장 센 것 같다.

30년 이상의 기후자료를 분석하고 그 변화 경향을 그래프로 나타내 보면 분명히 우리나라의 기온 경향은 올라가는 추세이며 지구의 평균적인 기온 상승폭보다 2배 정도 높다. 더구나 산업시설과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은 더욱 그렇다. 기후에 관한한 우리나라는 복을 많이 받은 나라에 속한다. 극단적인 기후현상을 보이는 극지방, 사막, 열대우림, 만년설이 나타나는 고원지방을 제외한 나라 중에서도 우리나라, 지중해 연안국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위도에서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들은 기온과 강수량이 적당하여 인간이 생활하거나 각종 농작물이 잘 생육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겨울에 날씨로 인한 스트레스의 주요 요소는 추위와 적설이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와 비교하여 본다면 중국의 북부, 몽골처럼 영하 40℃ 이하로 내려가는 강추위와 일본열도 서쪽지방의 3m가 넘는 적설은 우리나라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겨울철에 일기예보 관련 방송이나 각종 보도 매체에서 체감온도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체감온도는 사람 피부의 열교환 상태에 따라 좌우되는데, 이것은 기온뿐만 아니라 풍속, 습도, 일사 등 기상요인이 종합 작용함으로써 결정된다. 주로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서 사용되며 15℃ 이상이면 별 의미가 없다. 또한 체감온도는 '외부에 있는 사람이나 동물이 바람과 한기에 노출된 피부로부터 열을 빼앗길 때 느끼는 추운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온도가 온도계가 느끼는 기계적인 온도라면, 체감온도는 사람이 느끼는 온도이다. 아직 겨울이 많이 남았다. 겨울철의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체온 관리와 실내의 적정습도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야외활동을 할 경우에는 체감온도를 잘 챙겨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