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성장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출로 근근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올해의 세계통상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2010년 우리나라는 대외부문에서 다른 국가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괄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교역규모는 9천억 달러로 세계 9위를 기록했고, 수출은 4천700억 달러로 세계 7위로 올라섰다. 교역규모는 지난 10년 사이 3배 증가하였으며,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3%를 넘어섰고, 2010년 무역흑자규모는 417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금년에는 세계교역량 자체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0년 세계교역량이 20%에 가까운 두자릿수로 증가하여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금년에는 선진국 경기둔화 등으로 2011년 세계교역은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인 7%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금융위기 직후와 같이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을 추진하기 어렵게 되었고, 어떤 측면에서는 그때 푼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누적된 재정수지적자로 더이상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유럽 경제가 뇌관을 제공했는데, 올해에는 문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에서는 재정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국가(PIIGS)의 재정건전성과 국가신뢰도가 악화됨에 따라 유로권내 불균형 완화에 대한 합의가 지연될 경우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소 2~3개 PIIGS 국가가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할 것이고, 이에 따라 세계경제의 주름살이 몇겹 더 생기고 깊어지게 될 것이다.
금년도 세계경제의 최대 과제는 인플레 억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BRICs) 국가들은 물론이고,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에너지, 식품 등 필수소비재에 대한 물가불안이 심상치 않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신흥경제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최근 들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내수확대 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이고, 중산층 증가로 소비층이 두터워짐에 따라 소비가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민간 부문의 고용부진 지속, 주택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소비가 회복되지 않고 있으나, 최근 들어 미국의 가계 순자산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미 행정부와 의회가 감세 연장에 합의함에 따라 금년에는 당초 1.8%에서 2.7% 성장이 전망된다.
대외경제환경의 악화로 우리 경제의 정책과제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무엇보다 물가관리가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이다. 또한 환율 조정도 금년중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한데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의 거시정책조정 합의에 대한 부담도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수출이 부진할 것이고, 내수진작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청년실업을 포함한 고용 확대 대책 수립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다행이라면 금년 7월부터 유럽연합(EU)과의 FTA가 이행되고, 한·미 FTA 이행 가능성이 높아 FTA로 인한 수출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FTA 국회비준이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