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축산팀장)
[경인일보=]신묘년 새해 나의 유일한 소망은 구제역 종식이다!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병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쳐 축산업이 초토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전국 곳곳으로 구제역이 전방위로 확산되자, 피해 축산 농민들의 가슴은 무너지고 있다. 벌써 매몰대상 가축이 100만 마리를 넘어섰고, 자식처럼 길러온 소와 돼지를 산채로 땅에 묻고 돌아서는 농업인들은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가축전염병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적 재난으로 선포되고, 백신 접종 지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구제역이 어디까지 확산되고 언제 끝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경기도는 지난 12월14일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이래 지금 이 순간에도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도지사 및 경기도내 전 공무원이 총동원되어 살처분, 예방접종, 방역초소 등 방역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까지 공무원, 농·축협직원, 군인ㆍ경찰, 학생 등 연인원 7만5천여명이 투입되어 밤낮 없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마지막 보루였던 안성, 평택까지 구제역이 발생해 사실상 경기도내 전지역으로 구제역이 확산되어 경기도내 축산업 붕괴가 심각히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심정이다. 계속되는 혹한으로 약품 동결, 장비 동파, 안전사고 등 방역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평일은 물론 휴일도 잊은 채 경기도청 상황실을 중심으로 도내 공무원과 학생, 농·축협 임직원 등 구제역 방역활동 종사자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구제역이 종식되는 그날까지 축산농민을 위해 구제역 바이러스와의 총성없는 전쟁을 묵묵히 치르고 있다.

항상 농업·농촌과 함께 동고동락한 경기도내 농·축협은 그동안 연인원 7천376명과 25억1천여만원의 방역비 지원을 하였으며, 농협 경기지역본부는 지난 7일 예년보다 조기에 '농촌사랑봉사단'발대식을 개최한 후 이천·안성·화성지역의 방역초소에 지원 인력을 투입하는 한편, 도내 31개 시·군지부 농촌사랑봉사단도 조기에 발대식을 개최하고 휴일인 15일부터는 인력이 부족한 경기남부권 방역초소부터 투입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에서는 특별 구제역 방역비로 117억원을 확보하여 추가로 긴급 지원하기로 하였으며 경기도내 일부 농·축협 임직원은 급여에서 일정금액을 모아 구제역 방역기금으로 전달하였다. 구제역 기금 모금 활동이 전해지면서 직원간 자발적인 모금활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 농·축협 임직원은 구제역 종식을 천명(天命)하는 그날까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열과 성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다.

축산농민들은 계속 확산되는 구제역으로 마음도 체력도 바닥난 상태다. 이 어려운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모든 국민의 아낌없는 사랑과 동참인 것 같다. 구제역으로 인해 기르던 가축을 살(殺)처분하고 시름에 잠겨있는 축산농가의 아픔을 다시 한 번 헤아려 보면서, 국가적 재난으로까지 확산된 이번 구제역 사태가 하루 빨리 종식되어 축산 농가가 봄에는 재기의 가축 입식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국민 모두가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