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달 (정치부 차장)
[경인일보=]요즘처럼 '소통'이란 말을 자주 할 때도, 들은 때도 없는 것 같다. '소통의 부재' '소통의 시대' 등등, 어딜 가나 '소통, 소통, 소통'을 외친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치권, 공직사회, 일반회사에 이르기까지, 심지어는 가족 구성원간에도 '소통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소통'은 요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빼놓을 수 없는 숨통 역할을 한다.

몇년전만 해도 소통이라는 단어는 조직에서 그다지 필요없는 그저 '사족'에 불과했다. 특히 공무원이라는 특수한 조직에서는 '상명하복'에 견줄만한 단어는 아니었다.

김문수 지사도 민선 5기 들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에 도민과의 소통을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한 소통을 전담하는 부서까지 만들었다. 이를 통해 도민에게 좀더 다가가는 경기도, 경기도지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매주 화요일 실·국장과 산하 공공기관장이 참석하는 간부회의가 열린다. 그때그때 시의적절한 현안에 대해 전문가를 초빙, 의견도 청취한다고 한다. 이 자리가 바로 소통의 장인 셈이다.

요즘 경기도청의 핫 이슈는 단연 인사다. 지난해 조직개편에 따른 서기관급 인사를 시작으로 부단체장 및 실국장 정기인사, 그리고 현재 서기관급 및 사무관급, 하위직에 대한 인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이 때문인지 도청이 술렁이고 있다. '○○이 승진대상에 올랐느니' 'XX가 물을 먹었느니' '△△는 어디로 갈 것 같다느니'… '복도통신'에서부터 '카더라통신'까지. 시쳇말로 확인되지 않은 뜬소문들이다.

최근 인사에서는 교육 파견 통보를 받은 A씨가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보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인사정책의 큰 오점을 남겼다. 뒤이어 도청 노동조합에서도 "핵심 인사라인의 전면 쇄신을 요구한다"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성명서에 '사령장을 받으러 갔다가 되돌아오는 사건' '직원에 대해 계파 운운하며 자기사람 심기' '일부 부시장의 인사질서 파괴행위 방조 및 발령 유보' 등 최근 논란이 됐던 사례를 일일이 언급했다. 조직내 부끄러운 치부를 외부에 드러낸 셈이다.

이번 인사의 불협화음은 소통의 부재에서 왔다고 한다. 사전 소통과 교감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흔히들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때문에 인사는 조직내 최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잘해도 욕을 먹는다'는 것이 인사다. 그런 의미에서 인사하는 사람이나 인사를 당하는 사람이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사라는 것이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정확한 틀이 없다는 게 문제다. 단순히 '분위기가 좀 좋아졌네' '성과가 조금 높아졌네' 하는 식이다. 그 효과를 증명하기란 정말로 난감한 일이다.

제대로 된 검토를 해서 방향성을 제시한다 해도 '갑론을박' 하다 끝이 난다. 그렇다고 우리끼리 인사를 잘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성과측정법은 더욱 안된다.

빠르면 이번주 서기관급 인사를 시작으로 이달말까지 후속 인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이 바로 소통이 필요한 때다. 소통을 통한 인사정책으로 더이상의 불협화음이 없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