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박상일기자]수원 출신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문인, 민족운동가, 여성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정월(晶月) 나혜석(1896~1948·사진)의 생가가 복원된다.
수원시는 팔달구 신풍동 47 일원에 나혜석 생가를 복원하기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도시계획시설 결정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생가 터 확인을 위해 지적공부와 토지이동 연혁 등을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나혜석 선생의 차남 등 후손들을 접촉해 구체적인 생가 위치와 규모 등을 파악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시는 복원될 나혜석 생가의 규모를 540㎡ 내외로 보고, 토지 매입을 위한 예산으로 올해 7억5천600만원을 확보했다. 복원사업을 위한 총 사업비는 45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나혜석 생가 복원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와 향후 관리계획 수립 등을 위해 나혜석 선생의 후손, 나혜석 기념사업회, 수원예총, 행궁길발전위원회 등 관련 단체들과 협의체 구성도 추진중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생가의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위치가 확인되면 터를 매입하고 생가를 복원해 후손들이 선생의 업적을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혜석은 1896년 지금의 팔달구 신풍동 47인 수원군 수원면 신풍리에서 군수의 딸로 태어났으며, 서울 진명여고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東京)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한 뒤 국내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 활동했다.
3·1 운동에 연루돼 다섯 달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남편의 신분을 이용해 독립운동가들을 도우며 야학을 개설하는 등 민족운동에도 가담했다. 1934년에는 봉건적 인습에 젖은 남편과 조선사회를 고발하는 '이혼 고발장'을 발표하고 남편 최린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내면서 여성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수원시는 지난 2002년 8월 팔달구 인계동에 '나혜석거리'를 조성했으며, 매년 나혜석 거리예술제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