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석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
[경인일보=]4대강사업이 올해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이 오·폐수 유입과 오염물질 퇴적으로 자정능력 상실 및 수질이 악화된 지 이미 오래이다. 이번 이명박정부는 4대강사업을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이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여 왔다. 사실 우리나라는 물빈곤지수가 62.4로 30개 OECD국가 중에서 20위이다. 강물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퇴적토사가 쌓여 홍수와 가뭄이 주기적으로 발생하여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살펴볼 때 매우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자연이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는 관계는 인간의 생명력 증진을 위해 합목적적으로 자동조절적 기능을 갖추고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비록 자연으로서의 부동산이 인간에 의해 변화하거나 또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부동산을 다루어 온 인과(因果)에 의해서 숨김없이 반응하는 존재인 것이다. 씨를 뿌리면 싹을 내는 토지를,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 파헤치면 그 토지는 황폐해진다. 인간은 스스로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서 물리적 자극과 작용에 의하여 부동산을 욕구충족의 무한한 대상인 재화로써 다루어 온 경향이 심했고, 지금도 그러한 행위가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자연을 상대로 한 인간 활동이 어느 때나 합리적으로 발전되어 온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자연을 인간의 욕구충족과 개인 또는 집단의 이익을 획득하기 위한 대상물로 여겨 온 의식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지상에서의 오랜 인류 생활사를 통해서 인간은 자연공간을 마치 물이나 공기와 마찬가지로 '무한하게 존재하는 생활의 터전'으로 인식하여 왔다. 인간은 수해와 풍해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위치를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이 많았으며 곡식을 거둘 기름진 토지들도 많았다. 토지는 끝없는 넓은 공간이고, 토지가 주는 산물은 인간의 생육을 충분히 지탱해 줄 수 있는 넉넉한 양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자연공간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크게 달라진다.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인간의 생존을 건강하게 유지·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생활환경으로서의 자연을 보다 효율적으로 다루어야 함은 재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대한 문제이다.

최근 세계 각국의 나라들은 환경친화적인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심이 높다. 외국의 하천개발 사례를 보더라도, 일본 요도가와 친환경하천복원사업과 미국의 가동보 설치를 통한 하천의 이용과 더불어 하천환경개선사업이라든가, 독일의 라인강과 프랑스 론강 등의 하천복원사업이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이제는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생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오늘날의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인간으로 하여금 더욱더 다양한 부동산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어느 누구든지 자연의 이용-개발-관리와 관련된 의사결정의 어려움이 크든 작든 간에 끊임없이 경험하지 않고서는 현대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와 함께 각종 부동산활동을 전개함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전개방법을 모색해야하는 일은 개인이나 기업 또는 국가에 있어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요약 함축할 수 있다. 먼저 자연의 인간을 향한 관계이다. 이 관계는 결정론적이고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은 인간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다. 다음으로 인간의 자연을 향한 관계이다. 인간이 자연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미치는 영향은 근원적으로는 피종속적이며 한정적이다. 본원적인 뜻으로 본다면 인간은 자연의 존재에 의한 종속가치일 뿐이다. 따라서 4대강사업이 인간존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로 존속할 때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는 상호 호순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이 인간의 생존지속과 악화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인간은 그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받거나 존재가 의미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수질개선과 복원이란 사업은 이러한 취지에서 마지막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진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