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8)와 이승엽(35.이상 오릭스), 임창용(35.야쿠르트), 김병현(32.라쿠텐), 김태균(29.지바 롯데) 등 일본프로야구단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5총사가 1일 2011년 시즌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날부터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이 일제히 스프링캠프를 열면서 6개월 이상 진행될 한국 선수들의 대장정도 막을 올렸다.
이승엽, 임창용, 김태균 등 한국프로야구를 거친 투타 간판스타가 지난해까지 일본 무대에서 한국 야구를 알려왔다면 올해는 미국프로야구에서 대표적인 코리안 빅리거로 이름을 날렸던 박찬호와 김병현이 가세, 일본 야구에 쏠린 시선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임창용만 센트럴리그에서 활약할 뿐 나머지 넷은 퍼시픽리그에서 팀 성적 향상과 개인의 명예를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칠 전망이어서 활약상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다섯 명의 한류 야구 전사들은 전날 캠프가 시작될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박찬호와 이승엽은 오키나와 본섬에서 비행기로 50분가량 떨어진 미야코지마에 여장을 풀었다. 김병현은 구메지마, 김태균은 이시가키지마에 입성했고 임창용은 오키나와 본섬의 우라소에 구장에서 한 달간 비지땀을 흘린다.
오릭스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박찬호는 "우선 1승을 거둔 뒤 다음 목표를 정하겠다"며 일본 데뷔에 신중한 자세다.
그러나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과 일본 언론은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승(124승)을 거둔 박찬호의 이력을 높이 사 '우승청부사'라며 벌써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벼랑 끝에서 배수진을 친 이승엽은 부활의 첫 열쇠로 30홈런과 100타점을 첫손에 꼽았다. 대구에서 동계훈련을 착실히 치른 만큼 붙박이 1루만 꿰찬다면 3년 만에재기도 노려볼 만하다.
최대 3년간 15억엔이라는 잭팟을 터뜨린 임창용은 생애 첫 구원왕을 향해 '뱀직구'를 힘차게 뿌린다.
작년 일본 진출 첫해 일본시리즈 정상을 밟았던 김태균은 작년 체력 안배에 실패해 후반기 고전했던 시행착오에서 벗어난다면 20홈런과 100타점 이상을 거둬들일 것으로 점쳐진다.
임창용과 김태균은 일본에서 성공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큰 꿈을 가슴에 담고 뛴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86세이브를 거뒀으나 3년간 실전에서 뛰지 못하다 일본에서 어렵게 재기 기회를 잡은 김병현은 라쿠텐의 취약 포지션인 뒷문 단속에 팔을 걷어붙인다.
작년 라쿠텐 입단 테스트 때 시속 130㎞에 머물던 구속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이번 캠프의 숙제다.
이름난 투수였고 투수 지도에 일가견이 있는 '열혈남아' 호시노 센이치 감독과 좋은 궁합을 이룬다면 김병현표 '프리스비'(원반처럼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회복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미 일본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입지를 굳힌 임창용과 '한국산 잠수함' 간접비교도 팬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17일까지 미야코지마에 머물고 18일 오키나와 본섬으로 북상, 다른 팀과 평가전을 치르고 24일부터는 고치현으로 자리를 옮겨 시범경기를 준비한다.
임창용과 김병현, 김태균도 중순부터 오키나와 본섬에서 열릴 평가전에서 실전 감각을 쌓는다.
특히 삼성-야쿠르트(17일), 삼성-오릭스(19일), 삼성-라쿠텐(22~23일), 한화-야쿠르트(23일) 등 한국프로야구팀과 연습경기가 팬들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시범경기는 26일부터 3월21일까지 열린다.
3월9일 오릭스와 지바 롯데 경기를 시작으로 오릭스-라쿠텐(10일), 라쿠텐-지바롯데(11일), 야쿠르트-라쿠텐(13일), 지바 롯데-오릭스(17일), 오릭스-야쿠르트(21일) 등 한국 선수끼리 대결이 줄줄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