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정부주도 보금자리주택건설도 무자비하게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등 땅의 생명성 파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개발이 상징하고 있는 대표적 용어가 효율성(Effeciency)이다. 오늘날 수많은 인문과학 분야는 효율성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각종 수지분석, 투입산출분석, 투자분석, 합리성 또는 경제성 분석의 기본방향은 효율이 깔려 있다.
그동안 전지구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개발사업을 빨리 달성하는 것dl 우선적 정책목표가 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은 마치 거대한 문명이라는 기관차의 속도에 가속을 붙였다. 그리고 이 문명의 흐름은 불과 일백년 넘지 않은 기간 안에 전지구적인 지표의 변화를 급격하게 몰고 왔다. 땅의 개발이 폭발적으로 증대했다. 산업단지, 도시밀집주거단지, 상업시설 등이 국토의 많은 부분들을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변형시켜 갔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만이 살 길이다'라는 표어가 전국 곳곳에 붙어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한 현상은 이미 선개발국들이 걸어갔던 땅과 인간과의 관계였었다. 이러한 흐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모토가 되어 전지구적 국가들 간의 경쟁을 몰고 왔다. 에너지의 다량 소비는 개발의 속도를 북돋우는 촉매가 되었다. 지구는 더 이상 수억 년을 지속해온 자연계의 대순환의 터로 남지 못하는 곳이 늘어났다. 에너지를 과다소비하면서 '더 빨리'와 '더 많이'를 추구해온 인간의 욕구충족을 향한 활동은 보편적인 다수의 열망을 반영한 무한개발로 이어졌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윤리적으로, 장기경제의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면서도 관성의 법칙을 타고 그 움직임이 줄어들거나 멈추지 않았다.
이와 같은 개발의 결과, 인류는 스스로 추구했었던 편리함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전 지구적인 자연계에 대한 변화를 동시에 몰고 왔다. 지표의 산성화, 지상기후의 온난화, 생태계의 변형적 교란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불과 100년도 채 못 되는 지구에서의 생명성 퇴락현상으로 상징되는 땅과 인간과의 관계현상인 것이다. 생명성 퇴락현상은 생명으로서의 본질, 즉 건강하게 오랫동안 번영해 가려고 하는 생명법칙에 대한 훼손이나 단절을 가져오는 현상들의 증가를 뜻한다. 비록 의학기술의 개발로 인간 개개인의 수명이나 건강은 과거보다 점차 늘어나거나 증대되어 왔으나 그것이 지구로부터의 인류 생존의 건강한 번영을 뒷받침하는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큰 전 지구적 생명위기현상 등이 증대되어왔을 뿐이다. 인간에 의해 지구 전체는 전반적으로 반생명의 터로 변해왔다고 할 수 있다. 지구 표피는 단숨에 황무지로 변화시킬 만큼 대량 살상무기가 과잉으로 증가해 왔다. 그동안 인간의 문명을 상징하는 지표 위에서의 인간의 활동 예컨대 땅의 개발, 교통량의 증대, 자원선택기회의 폭증 등은 그동안 지구를 서서히 위기의 장으로 몰고왔다.
지금 우리는 인간의 수명이나 삶의 질에 관심이 높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는 땅의 생명, 땅의 에너지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왜냐하면 이는 인간이 땅을 향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너무나도 화급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