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노동조합과 김중수 총재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한은 노조는 15일 오후 서울 소공동에 있는 한은 본관에서 '중앙은행 독립성 회복을 위한 조합원 전진대회'를 연다. 이는 지난달 21일에 이어 두 번째 집회다.
노조는 이에 앞서 조합원 1천300여명(국내외 파견 근무자 등 제외)을 대상으로 ▲중앙은행 독립성 회복과 총재의 독단경영 시정 ▲노조 무력화 시도 저지 ▲지역본부 축소개편 저지 ▲신입직원 임금 삭감분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배경태 노조 위원장은 "지난주 이틀 동안 진행한 서명운동에서 90%를 넘는 1천200명가량이 스스로 이름을 적었다"며 "한은 분위기상 보기 드물게 대규모 집회가 잇따를 만큼 내부적으로 김 총재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의 불만은 지난달 집회에 맞춰 직원 1천422명(비노조원 포함)을 상대로이뤄진 설문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1.8%는 김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독립성이 약해졌다고 여겼으며, 김 총재의 업무 수행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89.6%(매우 부정적 41.4% 포함)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 집행부는 일단 잠잠해질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가 비난의 화살을 김 총재에게 직접 겨냥하는 데 대해서는 거부 반응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공정사회 컨설팅'이나 직원 감찰반 신설 등이 백지화돼 노조로서도 다소 명분이 약해졌다"며 "임금 협상, 노조 전임자 수,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감축 우려 등과 관련해 사측을 압박하려는 목적이 아닌지 진의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한 고위 간부는 "통화정책 결정이 정부에 예속됐다는 노조의 주장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며 "그래도 김 총재 취임 이후 분기당 한 번꼴로 기준금리를 올린 셈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국은행, 노조-총재 갈등 첨예화
입력 2011-02-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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