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목동훈·김민재기자]북한의 포격이 있었던 지난해 11월23일과 그 다음날부터 연평도 주민들이 뭍으로 피란길에 올랐다. 오는 18일이면 연평도 주민들의 피란생활이 사실상 끝난다. 이들이 인스파월드(찜질방)와 김포 양곡지구 LH 아파트를 거쳐 귀향하기까지 80여일 동안의 일들을 정리했다. 6·25 이후 처음인 피란이다보니 행정기관의 대처에 미숙한 점이 많았다.

주민 대부분은 연평도를 떠나기 전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열악한 대피소 환경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피란민들은 인스파월드에 머물면서 연평주민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인천시 등에 생활안정대책을 요구했다.
■ 인스파월드에서의 고단한 생활 = 찜질방에 머물고 있는 연평도 주민 상당수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었다. 구호물품 지원과 자원봉사활동 등 주민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하지만 찜질방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주민은 두통, 불면증, 소화장애 등을 호소했다. 언론의 취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김포 양곡지구 입주가 지연되자 지난해 12월17일 인천시청을 항의 방문했으며, 이날 시청 집기를 파손한 주민 6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 학교 배정 시행착오 =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25일 연평도에서 부모와 함께 피란 나온 학생들을 임시거주지 인근 학교로 분산 배치했다. 하지만 연평도 학생 대부분이 배정 받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낯선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시교육청에 요구했고, 시교육청은 영종도 운남초에 '임시 연평학교'를 마련했다.
연평도 학생들은 인천영어마을에서 영어체험 교육을 받은 뒤 12월6일부터 운남초 임시학교에서 정상수업을 받았다.

■ 김포 양곡지구 입주 = 인천시가 제시한 생활안정대책에 동의한 주민 1천여명은 12월19일 김포 양곡지구 LH아파트로 임시거처를 옮겼다. 그러나 한 집에 두세 가구씩 생활하는 등 불편한 점도 있었다. 주민들은 연평도 집과 LH 아파트를 오가며 피란생활에 적응해 갔다.

■ 오는 18일 피란생활 사실상 마감 = 지난 13일 연평도 주민들의 귀향이 시작됐다. 16일부터 양곡지구 LH 아파트 입주계약이 만료되는 18일 사이에 귀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옹진군과 LH는 임대료, 관리비, 보수비 정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포격으로 집이 전부 불에 타거나 파괴된 주민들은 머물 곳이 마땅치 않은 문제가 있다. 복구작업이 더디다는 지적이 있다.
